불황 여파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족’을 겨냥한 신개념 칵테일 발효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 바텐더 없이도 마실수 있는데다 가격이 저렴하고 새로운 맛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열풍의 진원지는 오비맥주 ‘믹스테일’과 하이트진로 ‘망고링고’. 지난 5월 말 출시된 믹스테일은 맥아 발효후 여과해 얻은 양조원액에 라임, 민트, 딸기, 탄산 등을 첨가해 독특하고 상큼한 맛을 완성했다. 달콤쌉싸름한 ‘모히토’와 ‘스트로베리 마가리타’ 등 두 가지 맛으로 275ml 용량 병 제품이 3100원(대형 마트 기준)에 팔리고 있다. 지난달 말 나온 망고링고 역시 맥아 발효 양조원액에 망고를 넣은 술로 500ml 용량 병 제품 가격은 1079원이다.
국내 대표 맥주 회사들이 내놓은 두 제품은 맥주 제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신개념 칵테일 발효주다. 맥아 발효 후 여과해 얻은 양조원액에 홉을 넣으면 맥주가 되고, 과일이나 허브 등을 넣으면 칵테일 발효주가 된다. 증류 알코올을 희석해 만든 기존 칵테일과 차원이 다른 이 술에 젊은 소비자들이 빠르게 화답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
오비맥주는 믹스테일 판매량이 주말에 열리는 마트 시음행사 후에는 주중보다 4.5배 가까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다른 소비재 상품의 주말 판매량이 주중보다 2.5배 상승하는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이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달 30일 오픈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무료 체험관 ‘믹스테일 하우스’ 누적 방문객도 1만2000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신선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시음행사에서 믹스테일을 맛 본 소비자들 대부분이 제품을 구입한다”며 “주요 타켓층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25~34세 젊은 소비자들”이라고 말했다.
믹스테일은 와인병처럼 입구가 좁고 길어 고급스럽고, 칵테일쉐이커를 병 중앙에 배치해 제품의 정체성을 표시했다. 제품 패키지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프리미엄한 이미지’와 ‘상쾌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51%의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고 한다.
알코올 도수는 맥주(4.5~5도)보다 높은 8도이지만 목 넘김이 부드럽고 깔끔해 젊은 여성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얼음잔에 넣어 레몬이나 라임을 곁들이면 집에서도 호텔바에서 시켜먹는 칵테일못지않게 즐길 수 있다. 오비맥주 양조기술연구소에서 1년 동안 연구해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와 맛, 패키지 등을 개발했으며, 오비맥주 이천공장에서 양조된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맛있음주의’(맛있으니까 주의하라는 뜻의 속어)로 화제가 되고 있는 망고링고는 천연 망고과즙(2.3%)이 함유된 알코올 도수 2.5도 저도주다. 달콤상큼한 망고 맛이 청량감과 조화를 이뤄 목넘김이 부드럽다. 망고의 달콤한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천연과즙 함유량과 알코올도수를 연구해 적용했다고 한다.
망고링고 맛에 자부심이 강한 하이트진로는 주류업계 최초로 환불캠페인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맛에 만족하지 못하면 100% 전액 환불해주는 환불캠페인을 지난 25일부터 4주간 진행한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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