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분해하는 육각형 아연 촉매 개발

국내 연구진이 온실기체인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우성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김형준 KAIST EEWS 대학원 교수 공동연구진은 이산화탄소를 높은 효율로 환원시킬 수 있고 내구성이 강한 육각형 아연 촉매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아연은 이산화탄소 변환 촉매 중 일산화탄소를 선택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는 장점과 같은 특성을 갖는 금, 은에 비해 2만분의 1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촉매로서의 성능이 떨어져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연구진은 아연 촉매의 성능 향상을 위해 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부분의 표면적을 최대한 넓혔다. 또한 흡착에너지를 수월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전기화학적 증착법을 통해 육각형 형태로 배열된 아연 촉매를 제작했다. 우성일 교수는 “육각형이라는 구조적 특성은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변환을 가능하게 했다”며 “선택적으로 일산화탄소가 생성되고 부산물로 수소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일산화탄소와 수소는 ‘합성가스’로서 탄화수소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유용한 원료로 꼽힌다.

연구진이 개발한 육각형 아연 촉매는 이산화탄소 변환의 반응 선택성을 의미하는 ‘페러데이 효율’에서 95%를 기록했다. 또한 이 성능이 30시간 이상 지속돼 기존 귀금속을 포함한 모든 일산화탄소 생성 촉매 중 가장 긴 시간 동안의 안정성을 보였다.
우 교수는 “태양에너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전기에너지를 얻고, 이산화탄소를 환원시켜 일산화탄소 및 수소를 생성하고 이 합성가스를 피셔-트롭쉬 반응에 직접 이용할 예정”이라며 “추가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도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탄화수소 연료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 지난달 28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