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카 쉐어링 뭐길래` 100명 뽑는데 1만명 신청 대박

리스 형태로 차를 빌리고 미이용 시간에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 수익을 얻는 새로운 형태의 카쉐어링 서비스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현행법상 개인이 본인 소유 차를 공유해 수익을 얻는 게 금지돼 있는 가운데 P2P(개인 대 개인) 카셰어링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관련 법 개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내 최대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는 최근 이용자가 1년 간 월 대여료 19만8000원으로 아반떼AD 신차를 빌려 타면서 차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다시 공유 상품으로 내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제로카셰어링’상품을 내놓고 희망자를 모집했다.
쏘카는 100대의 차량을 준비하고 이달 5일부터 15일까지 접수 받은 제로카셰어링 서비스에 1만488명이 신청했다고 25일 밝혔다.

제로카셰어링 상품은 대학생 A씨가 통학용으로 제로카셰어링을 신청했다면, 본인이 차를 이용하지 않는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시간 당 주행 요금을 포함해 1만5700원 씩 발생한 수익을 쏘카와 A씨가 5:5로 나누고, A씨는 수익금을 크레딧 형태로 적립해 본인의 월 대여료와 주행요금, 하이패스 이용 요금 등을 지불할 수 있다. 유휴 시간을 활용한 카셰어링이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차를 이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쏘카는 애초 1차 제로카셰어링을 아반떼AD 신차 100대로 진행하려 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제공 차량을 300대까지 늘리기로 결정했다. 대상자 선정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이며 차량 인도를 위한 계약서 작성을 진행 중이다. 다음 차수부터는 아반떼 이외에도 다양한 차종과 중고차로 제로카셰어링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카셰어링 2위 업체인 그린카도 관련 서비스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린카 관계자는 “현재 제로카셰어링과 유사한 상품을 쏘카보다 더 큰 규모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베타 서비스가 아니라 완성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시작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개인 소유 차량을 활용해 수익을 얻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의해 사업용 자동차가 아니면 유상 운송에 쓰거나 임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로카셰어링은 자동차 소유주가 카셰어링 업체로 돼 있기 때문에 법적 하자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제로카셰어링은 개인 소유 차량을 활용한 카셰어링으로 향해 가는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개인이 자기 소유 차량을 이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 릴레이라이드(Relayrides) 등 업체를 통해 공유하며 수익을 얻는 P2P(개인과 개인) 카셰어링이 이뤄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 학과 교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열릴 필요가 있다. 이 법과 관련해서 이해가 얽혀 있는 단체들도 향후 P2P 카셰어링이 본인 수익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