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뉴질랜드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독일에 상륙, 유럽서비스에 들어갔다.
시차를 두고 전세계로 포켓몬고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포켓몬고 광풍이 전세계를 휩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 게이머들은 포켓몬고를 할 수 있을지 여부를 국력에 비유하면서까지 오매불망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지난 12일 밤부터 강원도 속초·양양 등지에서 게임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SNS를 타고 번지면서 속초시 일대 상인들은 한 발 앞서 찾아온 성수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연출했다. 속초에 위치한 엑스포 공원에 포켓몬이 많이 출몰한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일대 상인들은 서둘러 현수막을 제작하며 호객 행위에 나섰다. 이곳에서 물회 식당을 운영하는 김동선씨(29)는 “방문한 손님들이 트레이너(게임 고수 레벨 5)라고 하면 가격을 10% 할인해 주고 있다”며 “식사를 하지 않더라도 시원한 물이나 보조배터리 충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재정투입 사업이 확정된 서울~속초간 동서고속철도보다 포케몬고 홍보효과가 훨씬 크다는 평가까지 내리며 포켓몬 특수를 환영했다. 이 시장은 “시속 250km 고속철도가 속초에 놓이게 되는데 고속철도보다 더 빠르게 ‘포켓몬 GO’가 속초를 강타하는 것 같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13일 서비스가 시작된 독일은 축제 분위기다. 포켓몬고를 개발한 나이언틱이 지난 주말 미국에서 포켓몬고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서버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출시 국가 확대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 같은 예측을 깨고 독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일 내에 유럽 전역에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반면 포켓몬의 본고장 일본은 “우리는 왜 안되냐?”는 원성이 자자하다. 스가 겐토 나이앤틱 아시아 지역 마케팅 매니저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포켓몬고가 일부 국가에서 출시됐지만, 일본에서는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부디 참을성을 가지고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이에 트위터 이용자는 “기다릴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고, 또 다른 이용자는 “‘조금 더가 어느 정도냐, 수주일이냐 아니면 몇 개월이냐”고 추궁했다. 일본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인 가지와라 겐지는 “포켓몬스터가 일본 캐릭터이기 때문에 일본이 첫 출시국이 되는게 가장 좋았을 것”이라며 왜 미국 출시일이 일본보다 앞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미 출시된 미국에서는 발빠르게 ’마케팅 수단‘으로 진화 중이다. 수익모델이 없어 고전하고 있는 다른 모바일 앱과 달리 위치기반 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고‘는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 더욱 주목 받고 있다. 포켓몬을 잡을 수 있는 무기가 있는 곳(포켓스탑)을 스폰서 기반으로 운영할 수 있기때문이다. 특정 상점에서 돈을 지불하면 개발사는 상점용 ’포켓스탑‘을 만들어주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게이머들이 포켓볼(포켓몬을 잡기 위한 무기)을 획득하기 위해 해당 상점으로 대거 몰려들 수 있다. 스폰서 없이 각 명소에 게이머들이 몰리고 있는데 여기에 광고를 받으면 큰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포켓스탑으로 지정된 일부 유통 매장들은 “우리 상점에서 포켓몬을 잡으려면 물건을 꼭 사야 한다”는 표지판을 붙이기 시작했다. 뉴욕의 한 피자집은 ’포켓스탑‘으로 지정되자 마자 매상이 75% 정도 늘어나기도 했다. 포켓몬고를 개발한 나이언틱(Niantic)도 ’스폰서형 포켓스탑‘을 운영할 계획임을 숨기지 않았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 속초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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