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경기도 용인시 성복동에 문을 연 규모 13㎡(4평) 컨테이너 가게. 이 곳에서 만든 전기구이 치킨은 유난히 기름기가 적고 껍질이 바싹바싹해 순식간에 동네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옛날 통닭을 연상시키는 담백한 치킨이 날개돋힌듯 팔리면서 그 비법을 전수받아 가게를 열고 싶다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렇게 하나 둘씩 매장이 늘어나 어느새 서울과 경기 지역 주요 상권에 매장 247개를 거느리게 됐다.
작고 초라한 가게에서 출발했지만 카페형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한 깐부치킨(대표 김승일)이 창업 10년 만에 서울 강남 중심가에 입성한다. 최근 본사를 청담동 7층짜리 빌딩으로 옮긴 회사측은 지난 11일 사옥 1층에 연면적 198㎡(60평) 규모 안테나숍을 열었다. 이 곳에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고객들의 검증을 거친 후 체인점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여느 치킨 전문점과 달리 배달을 안 한다. 치킨을 갓 튀겨내 그 자리에서 먹는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김승일 대표(51)의 신념 때문이다. 66㎡(20평) 이상 규모의 매장에 번화한 상권 입점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창업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신선한 치킨 맛 덕분에 매장당 연 평균 매출액이 4억4000만원으로 탄탄한 편이다.
회사 관계자는 “날씨가 안 좋거나 주문이 밀리면 배달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고 치킨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치킨은 더이상 야식이 아니며 매장을 방문해 금방 튀겨낸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겼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치킨 맛을 지키기 위해 튀김기 안에 무조건 한 마리만 넣는다. 3마리까지 가능하지만 차가운 닭이 많이 들어가면 기름 온도가 낮아져 제대로 튀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식재료 신선도를 지키기 위해 가맹본부가 매장 냉장고를 매일 관리해주는게 특징이다. 또 재고 관리 뿐만 아니라 물류센터에서 직접 닭 손질과 염지(닭을 양념에 담가 숙성하는 공정)까지 맡아 맛의 통일성을 유지한다. 엄격하게 식재료를 관리하기 위해 무리한 매장 확장을 지양한다. 회사가 정한 매장수 상한선은 300개다.
회사 관계자는 “이천 물류센터에서 통제 가능한 지역에만 매장을 열 수 있다”며 “오픈된 주방에서 조리하고 철저하게 위생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깔끔하고 쾌적한 매장 분위기 덕분에 여성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 인기 메뉴도 고단백 저지방 안심으로 만든 순살 크리스피와 순살 파닭, 담백한 전기구이, 스파이시 포테이토, 부산 어묵 등이다.
10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탓에 슬럼프에 빠졌던 김 대표는 지난 3월 잠시 회사 매각을 검토했지만 1주일만에 철회한 후 다시 공격 경영에 나섰다. 배우 소지섭을 모델로 섭외해 TV광고를 진행했으며 지난 5월 청담동 새 사옥 시대를 열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깐부치킨은 새 메뉴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깐부는 친구를 뜻하는 파생 속어”라면서 “매장이 늘어나면서 가맹점주들을 위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광고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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