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급속충전전지, 기능성 외장소재가 삼성에서 올해 적극 육성할 미래 기술로 꼽혔다. 삼성은 이들 기술에 대해 각각 3년간 15억원 한도로 연구개발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은 11일 올해 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 지원과제’로 스마트 기기를 위한 인공지능, 급속충전 전지, 기능성 외장소재 등 3개 분야에서 12개 과제를 선정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삼성은 기초과학과 소재 정보통신기술(ICT) 등 3대 분야와 신기술·미래기술 분야 등 국가 미래과학기술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부터 10년간 총 1조5000억원을 줄연해 미래기술육성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기초과학과 소재 ICT 분야의 ‘자유공모 지원과제’는 매년 상·하반기에 한차례씩 선정하고, 신기술·미래기술 분야에 대한 ‘지정테마 지원과제’는 매년 1회 공모해 선정한다.
지난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대결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빅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의 핵심 두뇌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이 인공지능을 지정테마 과제로 삼은 것은 관련 아이디어는 많이 제안되고 있지만 대부분 초보적인 기술 기반이고 창의적이고 성숙된 고급 기술 축적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IT 기업들은 인수합병이나 우수인력 영입 등을 통해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인공지능 대전이 본격화된 상황”이라며 “반면 국내의 인공지능 관련 기술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어 우수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스마트기기를 위한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별도의 서버 없이 스마트 기기가 자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딥 러닝 전용 칩 개발 과제를 연구하고 있는 김재준 포스텍 교수 등 6건이 선정됐다. 김재준 교수는 미국 퍼듀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인공지능으로 유명한 IBM 왓슨연구소에서 10여년 가까이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다.
두번째 지정과제인 2차 전지 급속충전 기술의 경우 모바일기기와 전기자동차에서 관련 전지 사용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현재 상용화되어 있는 리튬이온전지의 활용성이 낮은 것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재 사용되는 2차 전지는 충전시간을 단축할 경우 수명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가 있다.
삼성 관계자는 “리튬이온전지의 수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충전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개발방향에서 벗어나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급속충전 전지 분야에서는 이상민 한국전기연구원 박사 등 3건이 선정됐다. KAIST 재료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상민 박사는 복합계면반응 소재를 통해 충전시간 단축을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충전 시간을 단축할 경우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용량과 수명이 급격히 감소되는 문제를 해결, 이 박사의 연구를 활용하면 10분 이내에 80% 이상의 용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지정과제는 모바일기기와 차세대 ICT 기기, 로봇, 미래 자동차 등의 외장소재에 적용 가능한 혁신적인 소재 개발이다. 기존에 개발된 소재기술과 차별화된 혁신적인 소재원천기술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신소재에 대한 산업계의 요구가 활발하기 때문에 과제 완료 후 3~5년 이내에 사업화가 가능하거나 시제품을 보여줄 수 있는 혁신소재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는 김도향 연세대 교수가 주도하는 유연하면서도 외부 상처에 깨지지 않고 스스로 치유되는 신개념 금속 소재 연구 등 3건이 선정됐다. 국내 신소재공학의 전문가로 꼽히는 김 교수는 금속 소재의 고급스럽고 자연스러운 질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연하면서도 외부상처에도 깨지지 않고 스스로 치유되는 특성을 가지는 차세대 외장소재를 연구할 계획이다.
[이승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