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출범하는 수서발 고속철도(SRT)의 경부선 수서~부산간 평일요금이 KTX보다 14% 저렴한 5만2000원으로 정해졌다. 경부선 천안아산~부산, 호남선 수서~목포 구간도 10% 이상 싸게 책정돼 향후 고속철 무한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10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수서발 고속철 운영사인 SR은 KTX와 비교해 요금을 평균 10% 낮추기 위한 요금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경부선, 호남선 종착역간 요금 책정을 마치고 중간 정차역에 대한 세부 요금체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경부선 수서역~부산역을 잇는 401.2㎞ 구간의 평일 요금은 5만2000원으로 책정했다. 각종 할인이나 주말 할증 등을 반영하지 않은 표준 요금이다. 서울역~부산역 간 423.8㎞를 5만9800원에 책정한 코레일의 KTX보다 14% 싸다. SRT는 무정차 기준으로 수서~부산을 2시간 10분에 주파할 수 있어 소요시간도 KTX보다 10분 가량 짧다.
무정차 기준 1시간 50분이 걸리는 호남선 수서~목포 구간(354.2㎞) 요금은 4만6000원으로 정해졌다. KTX 용산~목포 구간 5만2800원보다 13% 저렴하다.
SRT는 전용역으로 건설 중인 수서역과 동탄역(경기 화성), 지제역(경기 평택)을 거쳐 천안아산역부터 코레일과 같은 역사를 쓰게 된다. 이 때문에 천안아산역~부산역 구간 요금은 KTX와 SRT 간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하다. SRT는 이 구간 요금을 KTX보다 11% 싼 4만1500원으로 책정해 4만6500원에 운영 중인 KTX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R은 이 같은 표준요금을 기준으로 현재 대전역, 동대구역을 비롯한 전체 구간에 대한 요금 설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만 중간 구간 요금은 SRT의 정차역 수와 이동거리에 따른 할인·할증 등 복잡한 계산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출범을 한달여 앞둔 10월께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SR은 8월 출범에 앞서 6월께 요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용인역 인근에서 지반균열이 발견돼 개통이 11월로 지연되면서 요금 체계 책정과 발표도 함께 늦춰졌다.
SR 관계자는 “요금을 10% 이상 인하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요금할인 제도도 운영할 것”이라며 “정차역 조정 등을 통해 이동시간도 KTX보다 평균 10분 단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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