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목 CJ푸드빌 대표이사(사진)가 CJ그룹의 한국맥도날드 인수 추진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인만큼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맥도날드의 퀵서비스 레스토랑 역량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 대표이사는 4일 코엑스몰에서 열린 CJ푸드월드 코엑스몰 오픈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CJ그룹이 최근 한국맥도날드 매각과 관련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과 관련해 “사전조사 차원에서 제출한 것으로 인수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며 아직은 구상 초기단계로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CJ푸드빌이 CJ그룹 내에서 외식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한국맥도날드 인수 주체가 CJ푸드빌이 되지 않겠냐는 예상에는 “CJ그룹이 공시한 것과 같이 인수 주체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CJ그룹은 지난달 29일 한국맥도날드 인수전과 관련해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에 LOI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예비입찰에는 KG그룹 등 전략적 투자자(SI)와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매각가는 5000억원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CJ그룹이 3000억원 가량을 제시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대표이사는 “M&A를 진행할 때는 이 사업이 우리의 캐시카우가 될 수 있거나, 우리 회사에 필요한 부분이 그 회사에 있어야 한다”며 “맥도날드는 바로 주문해서 가져가는 형식의 퀵서비스 레스토랑 운영 역량이 뛰어나고 CJ푸드빌에는 아직 이같은 형태가 없는 만큼 퀵서비스 레스토랑 운영 방식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만 CJ푸드빌의 글로벌 전략과는 상관없다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CJ푸드빌은 오는 2020년 글로벌 외식 전문기업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 11%의 해외 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2%로 끌어올리고 전세계 7227개 매장을 운영해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1위 외식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비비고를 중심으로 한식세계화에 적극 나서면서 글로벌 최우선 브랜드로도 육성할 계획이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비비고,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같이 자체 개발한 로컬 브랜드 위주의 사업 방향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CJ푸드빌이 한식, 중식 등 다양한 자체 외식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지만 이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것으로 100% 로컬 브랜드를 지향하지는 않는다”며 “사업을 접긴 했지만 콜드스톤도 했고, 성장을 위해서는 M&A(인수합병)도 고려해야 한다. 이 선에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초기 단계에서 M&A가 깨지는 경우도 많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외식 프랜차이즈가 M&A시장에 나와있다”며 “한국맥도날드에 대해 인수를 확정하거나 진행하는 상황은 없다”고 밝혀 또다른 M&A 가능성도 열어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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