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0.3%포인트 내린 2.3%로 수정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공공 연구기관보다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민간 연구기관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전망치다.
한경연은 29일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보고서에서 우울한 경제전망의 근거로 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와 미 금리인상 불확실성 등 불안한 대외여건 속에서 브렉시트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2.7%,하반기 성장률은 1.9%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으로 하반기에 공공발주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공급과잉을 줄이기 위해 건설시장 안정책을 써야하는 상황이라 건설투자부문의 성장률이 상반기 7.4%에서 하반기 1.1%로 급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도 취업자 증가세와 대출이자 하락세가 둔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2.4%)보다 낮은 2.1%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에 유가가 상승하고 달러대비 원화값이 하락하면서 상반기보다는 오르겠지만 연간 1.2%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경연은 올해 달러대비 원화값은 브렉시트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 영향으로 연간 1191원 수준의 절하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경기진작 정책으로 성장둔화가 일부 완화될 수는 있지만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과 구조조정 추진으로 정책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연구실장은 “2013년 1분기를 기점으로 한국경제가 저점을 통과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2015년 4분기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경기 재하강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추경을 포함한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정책과 함께 체질개선을 위한 장기적 경쟁력 제고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총 네 차례의 경기변동 국면이 나타났는데 각 기간에서 경기저점을 통과한 이후 3년 간 장기추세성장율은 평균 14.4%인데 반해 최근 경기저점 시기인 2013년 1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장기추세성장률은 8.9%로 잠재성장률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1%에서 2.8%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6월 기준금리 인하근거로 지난 4월 전망한 연 2.8%의 성장경로가 달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언급해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7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후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다.
[정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