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중독은 뇌파기능 이상과 관련돼 있어 습관이 아니라 질병일 수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정석 교수 연구팀은 인터넷 게임 중독 환자들과 알코올 중독 환자, 일반인 그룹으로 나눠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상태에서 뇌파를 측정하여 인터넷 게임 중독에서 나타나는 뇌파의 특징을 비교 분석한 결과, 알코올 중독 및 정상인 대조군과 다르게 인터넷 게임 중독 환자들에게서 베타파의 크기가 감소됨을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베타파는 집중력과 연관된 뇌파 신호인데 이러한 베타파 감소를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이 주의력을 떨어뜨리고 흔히 멍때린다고 표현하는 ‘저각성’, 그리고 충동성과 상관 관계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정신과학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Translational Psychiatry) 온라인판에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연속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어폰을 통해 청각자극을 제시하면서 측정한 뇌파분석(event-related potential)을 통해 인터넷 게임 중독 환자들로부터 기억력 및 집중력 등의 인지적 능력과 연관된 p300지표의 감소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안정상태에서 뇌파를 알코올 중독과 비교분석한 최초의 연구이며 알코올 중독과 구별되는 인터넷 게임 중독의 뇌신경생리학적 특성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또한 후속 연구를 통해 안정상태에서 뿐만 아니라 청각정보를 처리하는 뇌기능의 이상이 인터넷 게임 중독 집단에서 관찰됨을 최초로 규명했다.
최정석 교수는 “새로운 질환의 하나인 인터넷 게임 중독은 아직 명확한 뇌과학적 특징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로,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뇌과학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연구진들이 이 분야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하여 인터넷 게임 중독에서의 뇌 신경생리학적 지표를 발굴했고 지속적인 연구 협력을 통해 다양한 뇌과학적 지표를 통합하여 인터넷 게임 중독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데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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