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간질)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아 뇌전증 신약 중 세계 최초로 임상 3상 약효시험 없이 안전성 테스트만으로 신약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SK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YKP3089) 임상2상을 최근 끝마치고, FDA와 신약 승인 요건에 대한 협의를 완료했다고 14일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번 성과는 최태원 SK회장의 뚝심이 통한 결과로 보고 있다. SK는 1993년 신약 개발을 시작한 후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 회장 강력한 의지에 따라 장기 투자를 계속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4년간 미국·유럽·아시아에서 신약에 대한 임상2상 전·후기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치료제보다 약효와 안전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돼 FDA로부터 추가적인 약효 임상을 생략해도 좋다는 공식 확인을 받았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존 약물로도 치료되지 않는 난치성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한 결과 2상 후기 시험에서 발작빈도 감소율이 55%를 기록했다”며 “이는 기존 약물보다 2배 정도 약효가 뛰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SK 관계자는 “발작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 비율도 지금까지 출시된 뇌전증 약물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SK 측은 임상 3상 안전성 시험을 통과하면 내년에 FDA에 신약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 본격 시판은 이르면 2018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약산업 전문 시장조사 기관인 데이터모니터(Datamonitor)에 따르면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14년 49억달러(5조8060억원) 규모에서 2018년에는 61억달러(7조2279억원) 규모로 연 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국내 최초로 이번 신약의 글로벌 마케팅까지 자체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최다인 15개 신약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 승인을 FDA로부터 확보했다. 이들 신약후보 물질 중 수면장애 신약(SKL-N05)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고 급성발작 신약(PLUMIAZ)은 신약 승인 신청을 마친 상태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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