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거짓, 허위 조작으로 한국정부를 속인 책임’을 물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정식 형사고발했다. 지난해 11월 26일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배출가스 조작 확인 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을 빚은 지 2개월여만이다.
환경부는 정부법무공단 자문의견 검토결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차량인증을 받지 않고 배출허용기준에 맞지 않게 자동차를 제작한 것으로 판단,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등기임원인 테렌스 브라이스 존슨과 요하네스 타머 사장을 형사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테렌스 브라이스 존슨은 독일 본사 임원으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대표이사다.
홍동곤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이번 고발은 인증 등 모든 행위가 허위, 거짓으로 이뤄진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조작원인 자체에 대한 고발”이라며 “보완계획서를 제출하면 해소될 수 있는 리콜계획 부실에 대한 고발보다 폭스바겐측이 느끼는 압박강도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환경보전법상 가장 강도가 높은 7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 벌금까지가 구형될 수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의 티구안 등 2000cc급 15개 차종(국내 총 12만5522대 판매)의 배출가스 조작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인증취소, 141억원 과징금 부과, 결함시정(리콜)계획서를 제출명령 등 조치를 취했다. 미국정부가 100조원 규모 소송을 제기하는 데 비해 강도가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대기환경보전법상 처벌규정이 인증취소와 과징금 부과(11월 기준 차종당 상한액 10억원)밖에 없다는 이유에서 였다. 지난 19일에는 리콜계획서 부실에 대한 형사고발이 이뤄졌지만 한국정부를 속인 행위에 대한 직접적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어서 정부차원의 ‘정식 형사 고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비판이 그치지 않았다.
이번 고발은 지난 19일 정부법무공단에서 ‘인증취소는 소급해서 그 효력을 소멸시키는 행정처분’이라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자문의견을 전달하면서 촉발됐다. 정부법무공단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인증을 받아 환경부가 15차종의 인증을 취소했다”며 “대기환경보전법 제48조에 따른 제작차 인증을 받지 않고, 같은 법 제46조에 따른 제작차 배출허용기준에 맞지 않게 자동차를 제작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환경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처벌이 인증취소에 그치지 않고 ‘무단제작’ 책임으로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해석인 셈이다.
고발의 대상이 ‘리콜계획서’가 아닌 ‘조작행위 자체’로 옮겨지면서 피고발인도 테렌스 브라이스 존슨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이사까지로 넓혀졌다.
환경부는 또 민사소송 제기자들이 정보공개 청구한 결함시정계획서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리콜계획서가 도착해 승인절차가 완료되는 즉시 최대한의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제대로된 리콜계획서가 언제 접수될지 수 있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홍동곤 과장은 “지난 19일 독일 본사직원들이 청사를 방문해 조작프로그램에 대해 보완설명을 했지만 한국 차종을 개선할 소프트웨어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답변”이라며 “국내 12만5000 차량에 대한 조속한 리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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