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치인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전 경제부총리)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란히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주목받았다. 두 사람 모두 다보스 포럼 세션에 패널로 참석하고 곳곳에서 국정과 시정을 홍보하는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의식하는 등 묘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박근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다보스를 찾은 최 의원은 2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가 의사결정의 최상위 구조에 있는 정치권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치권 개혁을 촉구했다. 최 의원은 이어 “국회 선진화법은 망국법”이라며 “이대로 10년이 더 흘러가면 대한민국은 망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또 “올들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저유가 장기화, 중국 경기둔화 등이 겹치면서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가득하다”고 걱정했다. 최 의원은 “대통령도 불확실한 세계경제하에서 우리나라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우리 경제 실상을 잘 설명해 리스크 관리를 달라고 당부했다”며 “창조경제, 구조개혁 등을 세계 지도자들에게 충분히 알려 국가신인도를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또 “다보스 포럼이 정보통신기술 등이 기반이 된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한 경제·사회 시스템의 급속한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인재양성과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야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 최 의원은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유엔이나 국제무대에서 우리 대응이 적절했는지 재점검하고 북한 핵개발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4월 총선과 관련해 최 의원은 “외부인사 영입 등 야권이 변화하고 있기때문에 여권도 경각심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며 “누가 진정성을 갖고 국민에게 간절하게 다가가느냐가 표심을 결정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낙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같은날 매일경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처음으로 다보스 포럼을 찾은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다보스 포럼이 세계 1000대 다국적 기업이 주도하는 부자들의 모임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서울시장으로서 세계적 변화와 경제트랜드를 따라가기 위해 참석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0여년 전부터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 포럼회장을 만나 인연을 이어왔다”며 “이번 다보스 포럼에서도 4개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서울의 변화상을 알리고 새로운 트랜드를 배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특히 “나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닌 시민파”라고 강조하고 “비정부기구 활동을 할 때도 실용적·합리적 시각에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날 도시관련 세션에 참석, 서울이 어떻게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박 시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기술 변화 시대에 고령화 계층을 어떻게 포용할지와 이들의 경험과 능력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주로 고민하고 의견을 구하고 있다”고 했다.
최 의원과 박 시장은 다보스 포럼 현장에서 최대한 많은 인사들을 만나 국정과 시정을 홍보하고 의견을 구할 계획이지만 양자가 따로 만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보스 기획취재팀 = 박봉권 부장 / 노영우 차장 / 김정욱 기자 / 조영민 MBN기자 / 서울 =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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