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1년에 100만원 이상 통신비를 연체할 경우 신용평가사에 채무불이행자로 등록해 결과적으로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요금 연체자에게 이같은 조치를 시행하는 곳은 통신 3사 중 SK텔레콤이 유일하다.
김정훈 새누리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나이스평가정보에게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이 신용평가회사에 채무불이행 등록을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약 4년간 총 6만7356명이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총 체납금액은 약 1219억9000만원이다.
이중 신용등급이 실제로 하락한 등록자는 1만1492명으로 6명당 한명 꼴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금융거래시 불이익이나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또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되면 미변제시 7년동안 유지되며 변제해도 5년간 연체 정보가 남는다. 이로 인해 추가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문제로 국내 통신사들은 정보통신 미납자 공동관리제(KAIT)를 통해 연체자에 대한 정보통신 서비스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만 채무불이행 등록을 시행하고 있다. 김정훈 의원실에서는 “KT의 경우 이동통신 체납 시 신용평가회사 채무 불이행 등록 미실시 사유에 대해 과도한 조치에 따른 신용불량자 양산, 연체자 고통 가중, 불필요한 고객 불만 양산 및 회사 이미지 실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돼 채무불이행 등록을 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며 “SK텔레콤 이용자에 대해서만 신용도에 불이익이 많아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과 방송통신위원회 등 이동통신·신용정보 관련 정부기관은 통신요금 체납자에 대한 신용정보회사 채무불이행 등록을 진행해 SK텔레콤에 대해 정책 추진을 철회하도록 지도·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에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채무불이행 등록 기준이 1년 100만원 이상이지만 3개월 요금 연체시 서비스 정지로 요금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아 사실상 3개월에 100만원 이상 연체자만 대상이어서 4개월 이상, 10만원 이상인 금융감독원의 채무불이행자 등록에 관한 가이드라인보다도 더 완화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게다가 3개월간 100만원 이상 통신요금이 부과될 때에는 대포폰과 같은 비정상적인 경우도 있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납자 공동관리와 별도로 채무불이행 등록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향후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부서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어 바뀔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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