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파문을 일으킨 폭스바겐 그룹의 마티아스 뮐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을 방문해 공식 사과했다.
뮐러 CEO는 ‘2016 북미 국제 오토쇼’(NAIAS·디트로이트모터쇼) 참가를 위해 취임 후 첫 공식 방문한 미국에서 10일(현지시간)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시험에서 속임수를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우리가 소비자, 책임 있는 정부 당국, 미국의 대중들을 실망시킨 것을 알고 있다”며 “폭스바겐에서 일어난 잘못된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에 충실히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폭스바겐이 미국에 1조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폭스바겐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위해 9억 달러(약 1조850억 원)를 미국에 추가로 투자하겠다”며 “미국 테네시 주 채터누가 폭스바겐 공장에 대한 투자 확대는 앞으로 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미국은 폭스바겐 그룹의 핵심 시장으로 남을 것이며 지금도 그렇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이후 뮐러 CEO는 워싱턴으로 향해 주요 당국자와 지나 매카시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번 면담은 미국 법무부가 지난 4일 EPA를 대신해 폭스바겐에 제기한 거액의 민사소송과 리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48개 주 검찰은 폭스바겐이 미국에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차량 58만대를 판매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이와 별개로 미국 법무부는 이달 4일 폭스바겐에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200억 달러(약 24조1820억 원) 규모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최소 650건의 집단 소송에 걸릴 수 있다.
지난해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 아우디, 스코다, 세아트의 디젤 차량 1100만대에 특정 소프트웨어를 설치,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을 시인했다. 배출가스 시험 당시에만 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해 실제 도로 주행 시에는 해로운 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작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은 폭스바겐이지만 지난해 차량 993만대를 판매 실적을 올리면서 전년보다 판매대수는 2%만 하락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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