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동통신업계에서 중국 제조사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홍길동 폰’으로 불린다. “팔고 싶어도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통업계는 대륙에서 날아온 저가폰을 착찹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최근 인터파크는 KT 일부 대리점과 판매촉진 행사 제휴를 통해 해외 구매대행 방식으로 샤오미 ‘홍미노트3’를 판매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인터파크는 “내부 검토 문제가 남아있다”며 판매를 중단했다.
현재 해외 제품을 들여와서 국내 이통사에 개통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지역 판매점의 제휴 마케팅은 본사가 재량껏 인정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돌연 판매가 중단돼 업계에서는 다양한 시각이 나온다. 20% 지원금을 주면서 20% 요금 할인까지 가능한 부분이 단통법 위반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하나다. 또다른 해석은 “국내 제조사와 관계를 위한 눈치보기”라는 것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들이 샤오미폰을 찾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한국 제조사와 관계를 생각하면 대놓고 팔 수 없다”고 했다. 또다른 통신사 관계자도 “이번 건으로 사오미 폰의 파급력을 확인했다. 소비자들이 ‘싸고 좋은 물건 왜 못사게 막냐’는 의견이 많더라. 이럴수록 국내 제조사는 샤오미를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고 제조사와 관계를 잘 이어가야하는 이통사 입장에서는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샤오미를 많이 찾아서 어쩔 수 없는 흐름이 되면 그때는 이통사들도 좀더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다. 지금은 눈치보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했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서 LG유플러스는 중국 제조사 화웨이의 저가폰 Y6 판매에 집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LG유플러스는 7일 Y6의 모델로 걸그룹 트와이스의 쯔위를 선정하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나중에 국내 제조사와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도 있다. 당장 실적은 좋지만 멀리보면 위험한 전략”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하루에 700대 꼴로 팔리고 있다. 지금 벌써 1만 4000대가 팔렸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는 뜻이다. 당분간은 이게 LG유플러스의 주력상품이 될 것 같다. 국내 제조사가 어떻게 생각하든 크게 신경 안쓰는 분위기다. 소비자가 원하는데 어쩌겠냐”고 했다.
[이선희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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