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한국노총이 논의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 2대 지침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2016년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는 만큼 노동시장의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11일 한노총이 노사정대타협 파기를 결정해도 지침 작성을 중단할 수는 없고 여러가지 경로로 가능한 많은 의견을 수용해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오는 11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9·15 노사정대타협 파기와 노사정위 탈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의 5대 입법 및 2대 지침 추진에 대한 불만이 커 현재로선 탈퇴로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한노총은 이날 열린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에도 불참했다.
9·15 대타협 당시 노사정은 2대 지침에 대해 ‘충분히 협의’한다고 합의문에 명시했으나 노동계의 협의 거부로 지침 작업은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달 30일 전문가토론회를 열고 ‘지침 기초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침기초안 중 일반해고 지침은 저성과자에 대해 재교육·직무전환 등의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도 개선이 없을 경우 근로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는 근로자에 불이익 요소가 있는 취업규칙 변경이어도 임금피크제 등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에 한해선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2대 지침이 ‘쉬운 해고’를 조장한다며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지침 기초안 공개에 대해서도 사실상의 ‘지침 강행’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
고 차관은 “구체적 일정은 없지만 1월1일부터 (2대 지침을) 시행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와중에 많은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것”이라며 “정년 60세가 의무화되면서 노동시장 개혁을 마무리해야 할 때이고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 승인을 위해 전국 지방관서 근로감독관들이 지침으로 삼을 내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노총이 협의에 참여하도록 설득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고 차관은 “지난 달 31일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노총 위원장을 찾아 취지를 설명했고 비공식적으로 설득을 계속하고 있다”며 “9·15 노사정대타협 정신에 따라 노사가 (2대지침에 대해) 충분히 협의를 하기로 한 만큼 (한노총이) 참여해 협의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위섭 구조개선특위 위원장도 “한노총이 9·15 대타협을 파기하고 떠나겠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도 있지만 노동계가 진취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기회를 찾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장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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