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불똥이 기존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주류와 농산물, 의약품으로도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들 제품에 투입되는 백수오 원료에서도 일부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국내 약주 대표 상품인 국순당 ‘백세주’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일단 시중에 판매중인 주류 완제품에서는 이엽우피소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국순당이 보관 중인 원료 백수오 2건에서 모두 이엽우피소가 나왔다. 식약처는 해당 원료를 압류 조치하고 해당 원료 사용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백세주 백수오 원료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경북 영주농협을 통해 국순당이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국순당이 생산해 시중에 유통 중인 백세주 제품 6종 가운데 백수오가 투입된 건 ‘백세주’ ‘백세주클래식’ ‘강장백세주’ 등 3종이다.
국순당은 이날 식약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이들 3개 제품에 대한 생산을 잠정 중단하고, 시중에 유통중인 해당 제품도 모두 회수 조치한다고 밝혔다. 국순당 관계자는 “정확한 양(병수)은 아직 알 수 없지만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3개 제품을 소비자판매가격으로 따지면 대략 100억원어치 정도로 추정된다”며 “각 제품마다 생산·출고지역 정보가 담긴 로트 넘버(제조번호)가 있기 때문에 전량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순당 입장과 별개로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도 백세주 제품 전량을 이날 매장 진열대에서 즉각 철수시켰다.
다만 국순당은 이번에 식약처를 통해 적발된 가짜 백수오 2건의 원료는 아직 술 완제품에는 투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존에 입고된 원료는 모두 제품화됐기 때문에 현재 남아있는 게 없다. 결국 이전에 입고돼 제품에 투입된 백수오 원료 가운데 이엽우피소 성분이 들어 있었는지 여부는 현재로선 알 길이 없는 셈이다. 이는 지난번 내츄럴엔도텍 해명과도 엇비슷한 것이다.
국순당 측은 “375㎖짜리 백세주 제품에 투입되는 백수오는 0.014g 정도로 극히 미약한 수준”이라며 “식약처 발표대로 백세주 완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나온 것은 전혀 없고,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보관 원료는 아직 제품화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내 약주시장 6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국순당은 지난 1993년부터 백세주를 생산해왔다. 백수오는 출시 초기부터 원료 중 하나로 투입됐다. 지난해 국순당 매출 919억원 가운데 백세주 매출은 200억원 선으로 전성기였던 2003년(1237억원)에 비해서는 83%나 급감했다. 국순당 전체 매출 역시 전통주 인기 하락으로 2008년 한때 541억원까지 추락했다 2010년 1000억원대로 반등하긴 했지만 지난해 919억원으로 다시 소폭 감소했다.
한편 이번 식약처 조사결과에서는 농협의 홍삼 제품인 ‘한삼인분’에도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측은 “국내산 백수오 농가에서 받은 원료를 사용했는데 해당 제품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난처한 입장”이라고 전했다.해당 제품은 홍삼이 주원료이고 백수오 분말이 3% 함유된 분말형 제품이다. 다만 농협 관계자는 “한삼인분이 내수용이 아닌 외국인 상대 제품으로 국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는 유통되지 않았다”며 “소비자 반응도 미미해 올해 3월 단종시켰고 지난 4월 말 백수오 논란이 불거지면서 판매도 전량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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