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을 물어뜯는 버릇 때문에 손톱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일이 흔히 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심지어 사람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손톱을 입에 물고 씹거나 물어뜯는 사람들이 있다.
손·발톱은 태생기(수정에서 출생까지 모체에 있는 기간)때 피부의 상피조직인 표피에서 분화한 것으로 분화한 표피가 딱딱하게 각화(角化)된 조직이다. 손톱은 하루에 약 0.1mm씩 자라지만 노화됨에 따라 자라는 속도가 더디고 그 색깔도 갈색을 띠게 된다. 손·발톱은 조갑(爪甲)이라고 하며 기능이 다양하다. 손톱은 물건을 집을 때 손가락 끝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돕는다. 발톱도 마찬가지로 버티고 설때 힘이 들어가도록 쉽게 해준다.
히노하라 시게아키 세이로카 국제병원 이사장(104·‘100세시대를 살아가는 비결’저자)은 “손톱이 무엇때문에 존재하는 지 평소에 잘 생각하지 않지만, 사실 손톱은 여러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폐암에 걸리거나 빈혈이 생기고, 손톱이 진균이라는 미생물에 감염되면 손톱 형태나 색이 변하고 광택이 사라지거나 손톱 밑에 미세한 출혈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손톱 변화로 몸의 이상을 짐작할 수있다는 얘기다.
건강한 손·발톱은 투명하고 광택이 나지만 빈혈이 있거나 손·발가락 말초혈관에서 혈류장애가 일어나면 손톱에 핏기가 없고 창백해진다. 손가락 끝이 곤봉이나 큰북 채처럼 붓기도 한다. 이같은 손끝 변화는 선천성 심장병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건강한 사람은 조갑이 투명하고 핑크 빛을 띠지만 나이가 들거나 폐나 심장에 병이 있으면 창백해진다.
손·발톱은 최근들어 형태와 색변화를 보고 질환을 살펴보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평소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면 파킨슨병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할 수있다. 손가락 끝이 부어있다면 선천성 심장병이나 만성 기관지확장증, 또는 만성 호흡부전일 가능성이 있다. 손톱에 줄이 생기거나 광택이 없고 손톱이 숟가락처럼 위로 뒤집히는 것은 진균이라는 곰팡이에 감염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손톱 밑에 출혈의 흔적인 붉은 선이나 통증성 붉은 반점이 보이면 전신 세균감염에 의한 패혈증이 의심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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