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에 가계 여윳돈이 10조원 가량 줄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주택 매입에 쓴 비용이 늘어난 데다가 추석 영향으로 소비지출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는 19조4000억원으로 2분기(29조6000억원)보다 10조2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잉여 규모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이다.
자금잉여는 예금·보험·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돈에서 빌린 돈(차입금)을 뺀 것으로 여유자금 규모를 뜻한다. 자금잉여가 줄었다는 것은 가계가 쌓아두지 않고 쓴 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3분기 중 주택 매매량이 많았고, 여름 휴가철과 추석이 끼어 있어 가계의 지출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에서 가계가 빌린 돈은 3분기 22조1000억원으로 전분기(15조5000억원)보다 6조6000억원 늘었다. 가계의 예금은 2분기 22조5000억원에서 3분기 19조원으로 줄었다. 보험·연금도 21조원에서 18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기업(비금융법인)은 매출 부진으로 자금 부족 규모가 2분기 7조1000억원에서 3분기 11조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3분기는 추석 상여금 지급 등으로 기업의 자금지출 규모가 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투자가 활기를 띠지 않아 기업의 자금조달은 23조1000억원에서 20조6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예금 등 자산을 인출해 부채비율을 관리하고, 상여금 지급에 나선 영향으로 자금운용 규모도 16조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2분기 7조3000억원의 자금부족 상태였던 정부는 3분기에 14조3000억원의 자금잉여로 돌아섰다. 지방세 가운데 재산세 납부가 3분기 중 이뤄지기 때문에 통상 이 시기 정부 세입은 확대된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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