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모든 책을 다 읽기란 불가능하죠. 특히 요즘 대학생들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책 읽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럴수록 벤처인다운 독서법이 중요합니다.”
정유신 전 한국벤처투자 대표(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서강대에서 열린 '매경·언론진흥재단 CEO특강'에서 대학생들에게 효율적인 독서법을 강조했다. 그가 독서법에 대해 강조한 것은 독서 방법과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독서법과 관련 그는 책의 모든 내용을 순차적으로 다 보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책의 앞·뒷 부분을 먼저 훑어보고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점을 빠르게 잡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다음 저자 의도를 나름대로 상상해보고 실제 책의 내용과 비교하는 과정을 거칠 것을 주문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면 무엇을 놓쳤는지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읽어보며 되짚어 보는 것이 책의 요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방법이라는 것.
정 전 대표는 이러한 독서법은 벤처투자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벤처기업 역시 투자유치를 하기 위해선 투자자의 의도와 요구사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답변해야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식이 만연한 시대에 필요한 지식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잘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배설을 잘 해야 건강해질 수 있는데 이는 뇌도 마찬가지”라며 "책을 읽어서 지식을 축적하는 사입과정뿐만 아니라 글을 쓰고 말을 하면서 사출하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젊은 벤처인들이 국내에 머물지 말고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정 전 대표는 "한국에서 투자받지 못한 아이템을 미국에 들고가 투자받는 이들도 많이 봤고 한국에서 100억원을 벌 수 있는 모델이 중국에 가면 1000억원짜리 모델이 될 수 있는 만큼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2011년 8월 중소기업청 산하 한국벤처투자 대표를 맡아오다 최근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한국벤처투자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해 모태펀드 운용 등의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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