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리턴' 사건으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최근 대한항공 직원들을 대하는 자세가 확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익명 SNS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에 최근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한 조양호 회장 일가 중 한명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 중 한명이 조현아 사태 이후 대한항공 비행기에 탔는데 승무원에게 존댓말을 했다고 한다"라며 "해당 승무원은 오너 일가가 승무원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을 난생 처음 들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직원들은 오너 일가 태도 변화의 진정성과 신뢰성을 문제 삼으면서 다소 조롱 섞인 댓글을 달았다.
오너 일가가 승무원들에게 반말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존댓말을 하는 게 화제가 된다는 것은 그동안 대한항공의 조직 문화가 얼마나 봉건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건으로 조양호 회장 일가의 직원 하대와 지나친 오너 일가 모시기 문화가 지탄을 받으면서 조 회장 오너 일가도 직원을 대하는 태도를 어느 정도 바꾸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 언급된 인물도 대한항공 직원들을 하인 부리듯 하는 태도로 여러차례 블라인드 앱에서 언급된 바 있다. 그도 승무원에게 폭언을 쏟아부은 일로 입방아에 올랐다. 그는 지인들과 함께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는데 사전에 이 사실을 본사측에서 승무원들에게 전해줬다. 본사는 그와 그의 지인들이 기내 면세품 쇼핑을 할 것이라며 계산을 하지 말고 무료로 면세품을 주라고 지시했다. 승무원들은 그와 그의 지인들이 실제로 기내 면세품을 고르자 돈을 받지 않았는데 "내 돈을 안 받는 건 당연하지만 왜 지인들에게도 돈을 받지 않느냐"며 승무원들에게 폭언했다는 것이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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