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최근 5년간 급속도로 고용을 늘린 업종은 쇼핑, 푸드, 레저 등 서비스 산업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고용이 여전히 숫자로는 서비스 업종을 압도하지만 서비스 업종의 고용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이 10일 공개한 '고용증가 100대 기업 분석'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종업원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던 업종은 도소매업이었다. 관련 업종에서 4만 5495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2008년도에 대기업이 고용한 도소매업 종업원 숫자가 4만 3233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숙박음식업도 증가율이 5년만에 75%가까이 됐고, 과학기술 서비스 및 개인서비스업도 각기 10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부동산 임대서비스업 일자리는 5년전의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단위 기업당 고용증가 기업 순위에서도 롯데쇼핑, 롯데리아, CJ푸드빌, 삼성에버랜드 등 서비스 기업이 상위 10위 안에 랭크돼 있다.
반면 제조업에서는 5년간 9만 1755개라는 큰 규모의 일자리가 대기업 차원에서 만들어 졌는데, 워낙 5년 전부터 종업원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증가율은 낮은 수준(24%)에 그쳤다. 기업집단(그룹)이 아니라 개별 기업 한 곳당 평균적인 종업원 증가인원을 따져봐도 숙박업이 3288명으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 3250명, 제조업 2549명, 건설업 1987명 등의 순서를 보였다. 대기업 취업을 위한 진로를 잡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제조업 채용규모가 여전히 많긴 하지만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반면, 서비스업의 채용규모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역시 서비스 산업의 고용 창출효과가 크기 때문에 이번 정권들어 관련 산업의 규제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5년간 채용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LG 디스플레이였다. 롯데쇼핑,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0대 기업의 종업원은 5년간 21만 4557명이 늘었고, 이들은 제조업(42.8%), 도소매업(21.2%) 등에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공정거래위원회 대규모기업집단 정보공개시스템(OPNI)을 통해 자산순위 상위 30대 그룹의 소속 종업원 숫자 변화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고용증가 100대 기업의 그룹별 분포는 삼성그룹(21개사, 4만 4932명 증가), LG그룹(12개사, 4만 2238명 증가), 롯데그룹(10개사, 3만 976명 증가), 현대자동차 그룹(9개사, 1만 8828명 증가), CJ그룹(7개사, 1만 7387명 증가)의 순이었다.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5년 동안 늘어난 종업원의 64%가 제조업과 도소매업에서 근무하는 것은 특징적인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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