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참 많은 생각들에 휩싸이곤 합니다. 해보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먹고 포기하거나, ‘이미 늦었다.’고 단정해버리는 등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좌절을 경험합니다. 연매출 900억 프랜차이즈 기업을 일군 ㈜에땅 공재기 회장은 “일단 시작하라.”고 말합니다. 공재기 회장은 49세의 나이에 창업전선에 뛰어들어, 숱한 역경과 위기를 헤쳐 현재의 기업을 만들었습니다. 도전함에 있어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그의 성공 비결을 듣기 위해 MBN ‘성공다큐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공재기 회장의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Q. 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며 연매출 900억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신데요. 그 시작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직업군인을 은퇴하고 49세의 늦은 나이에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퇴직금, 집 보증금, 지인들에게 돈까지 빌려서 시작한 가게였죠.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말처럼 창업의 시작은 화려하지도 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영등포 시장 골목 귀퉁이에서 시작했으니까요. 그냥 ‘생계형’ 창업이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왜 첫 시작을 피자로 결정하셨나요?
90년대 중반, 피자 시장은 외국 브랜드들이 점령하고 있던 때였어요. 그래서 가맹점주가 해외 본사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도 엄청났죠. 때문에 피자 가격도 고가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 거품을 제거하고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다고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군인 출신이라 그런지 애국심도 남다른 편인데, 외국 자본이 아닌 토종 브랜드로 성공한다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Q. 늦은 나이에 시작하다 보니 고생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49세의 나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군대에 있을 땐 수많은 부하들을 거느리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사회는 다르잖아요. 창업은 제가 처음 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존심이고 뭐고 다 던지고,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시작했습니다. 바닥 청소, 화장실 청소 등등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았죠. 새벽 5시에 일어나 영등포 일대 청소도 제가 도맡아했는데,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젊은 사람보다 더 부지런하게 일했습니다. 사실 늦은 나이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아요. 무언가 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이루고자 결심했을 때 ‘늦은 나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Q. 그런데 창업하자마자 IMF 위기가 닥쳤다고요?
네. 정말 암담했습니다. IMF가 닥치고 매출은 50%까지 급감했습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며 위축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았죠. 방법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그때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1+1 마케팅이었습니다. 피자 한 판을 사면 한 판을 더 주는 마케팅이었는데, 업계 최초였다고 보시면 됩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엄청났습니다. 돈 한 푼 아쉬운 시절, 싼값에 온 가족 모두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피자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죠.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이죠. 그 마케팅으로 지금의 피자에땅이 있게 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 피자에 이어 오븐에 빠진 닭(오빠닭) 브랜드를 런칭하셨는데, 여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회사에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신규 사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어요. 직원들에게 시장 조사를 해오라고 지시했는데, 그 어떤 누구도 ‘치킨’을 제안하지 않는 거예요. 치킨 시장은 피자보다 4배 이상 큰 시장이었고, 외식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1위인 시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유를 물으니, 치킨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 들어갈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포화시장이라는 것은 그만큼 시장규모가 크고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니, 차별화된 제품만 개발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직원들의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치킨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렇게 내세운 제품이 ‘오븐에 구워 기름기를 쏙 뺀’ 치킨이었습니다. 이것을 개발하기까지도 1년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그런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성공을 일궈냈습니다. 그만큼 자부심과 애착도 큽니다.
Q.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궈낸 두 번의 성공...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네, 그래서 최근엔 ‘창업’을 준비하는 창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계형 창업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창업의 어려움과 막막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지인에게 어렵게 돈을 빌리는 분들 많이 계시잖아요?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 예비 창업자에게 창업비를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고, 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비를 지원해주는 프랜차이즈 회사는 저희가 처음 일겁니다. 저희 회사의 5개 브랜드 중 원하시는 어떤 브랜드도 상관없이 지원비를 받고 창업을 하실 수 있죠. 어려운 경제에 많은 분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검증된 브랜드로 성공을 일구셨으면 하는 마음에 생각해낸 프로젝트입니다.
Q. 홍대, 명동 등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맛 집 탐방’도 즐겨 하신다고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맛 집을 직원들과 함께 찾아갑니다. 일주일에 몇 번씩 가는데, 그 속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어떤 맛과 음식이 인기가 있는지, 젊은이들은 어떤 문화를 즐기는지 말이죠. 그런 경험이 쌓여 신규 브랜드에 대한 아이디어,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오는 겁니다. 특히 동대문 같은 곳에 돌아다니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들의 행동 패턴, 취향 등도 분석할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디어는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어서 나오는 게 아니라, 현장 속으로 파고들어야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제가 창업에 뛰어들었던 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해외 브랜드들이 국내 외식 시장을 주름잡고 있었어요. 국내 브랜드가 품질 면에서도, 가격 면에서도 외국 브랜드보다 더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빛을 발하지 못했던 시기였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참 안타까움을 느꼈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저희 회사가 대한민국 1등 외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니 뿌듯합니다. 이제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그 첫 발걸음은 중국이 될 것 같습니다. 제 나이가 70살이 다 되어가는데, 누군가는 저에게 이제 좀 쉬어도 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일하는 것이 행복하고, 또 도전할 때 가장 보람참을 느낍니다. 저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일하고, 도전하는 그런 인생을 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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