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등교길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뻐요." 시각장애인 엄마 하광민(여.27)씨의 소원이 이뤄졌다.
'소안구증'이라는 선천적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난 하씨는 올해 큰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다른 엄마들처럼 등하교길에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마음아팠다.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의 도움을 받아야만 외출이 가능했었다.
그러던 중 지난 해 지인의 소개를 통해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 시각장애인 안내견 분양을 신청했고 기증 대상으로 선정돼 최근 안내견 '햇님'이와 만났다.
하씨는 "평소에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서 외출하곤 했는데 '햇님'이 덕분에 이제는 마음껏 다닐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면서 "큰 딸 보영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다른 엄마들처럼 못해줘서 마음아팠는데 이제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씨는 서울 은평구에서 남편,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 역시 시각장애인으로 안마사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수개월간의 심사결과 하씨를 포함해 박영배 목사(46), 대학생 김새미(여.23), 직장인 박태수(37), 임용고시 준비생 허경호(35), 대학원 진학 준비생 서주영(24) 등을 기증 대상으로 선정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19일 경기도 용인에서 이들에 대한 기증식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선정된 시각장애인과 가족들 그리고 안내견의 성장과 훈련을 담당한 자원봉사자, 훈련사 등 50여명이 참석해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의 새로운 만남을 축하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지난 1993년 문을 연 후 삼성화재가 삼성에버랜드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169마리 안내견을 양성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무상 기증했다.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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