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올라섰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일 대비 1000포인트(0.98%) 내린 10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0만원선 턱걸이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약품의 주가는 지난 1년 새 40% 가량 빠졌다. 지난해 5월 10일 종가 기준으로 16만912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후 하락을 거듭했고, 올해 들어서만 10% 이상 내려앉았다. 결국 이달 초에는 201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만원선이 붕괴된 채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주가가 부진한 데 대해 제약주들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는 가운데 1분기 실적 부진과 북경한미 성장성 우려가 겹친 점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한다.
한미약품의 1분기 매출액은 18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0.1% 감소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대폭 밑돌았다. 자회사인 북경한미의 실적이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과거 한때 30%대의 매출 성장을 보였던 북경한미의 매출액 성장세가 지난해 20%대로 줄었고 올해 10%대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증권사들은 한미약품의 실적 부진 우려에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당시 신한금융투자는 15만7000원에서 13만7000원으로, 동양증권은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낮췄다. 그러면서도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해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를 남겨뒀다.
특히 지난해 미국으로 출시된 '에소메졸'의 실적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편이다. 에소메졸은 위궤양 치료제 넥시움의 개량 신약으로 올 1분기 미국향 수출이 65억원을 기록했다.
김미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을 감안할 때 올해 미국 수출 실적은 300억원 전후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도 제약사 랜박시의 넥시움의 제네릭(복제약)의 출시가 늦어져 미국 판매가 더욱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랜박시의 경우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도공장 4곳에서 생산한 의약품의 미국 수출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에 따라 같은 제네릭을 생산하는 한미약품이 경쟁 제품의 출시 지연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경한미 역시 다소 성장률이 둔화되고는 있으나 전년 대비 10% 수준의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 대다수의 평가다.
이에 하반기부터는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관의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국내외 실적 회복과 더불어 주가 역시 회복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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