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불황에 세월호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까지 겹쳐 움츠렸던 유통업계가 오랜만에 웃었다. 5월 첫째주 징검다리 연휴 영향으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의 지난달 매출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체들은 "아직 경기가 완전히 살아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6월에는 월드컵, 무더위 특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매출이 지난해 5월보다 4.2%늘었다. 롯데마트의 5월 매출도 작년보다 2.5%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매출이 1.5% 줄어들었으나, 지난달보다 매출 하락폭은 감소했다. 대형마트에서 매출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설이 빨랐던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같은 상승세는 5월 첫째주 황금연휴에 매출이 크게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동안 이마트(21%)와 홈플러스(12.1%), 롯데마트(12.7%)는 각각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월드컵을 앞두고 가전제품 교체 수요가 생겨 이마트에서는 가전문화용품(10.4%) 매출이 크게 올랐다. TV매출이 33.2% 신장했고, 제습기 매출도 119.5% 늘었다.
백화점 매출도 선방했다. 롯데백화점 5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현대백화점은 3.4%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결혼철을 맞아 명품(11%)과 주얼리.시계(8.3%), 가전(21%) 등 혼수관련 품목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대형 TV가 팔리면서 가정용품 매출이 18.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쇼핑 업체 GS샵도 작년 5월 대비 거래액이 5.1% 늘어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성장세를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황금연휴 매출을 제외하면 마이너스 성장"이라며 "세월호 여파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보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6월 월드컵이 개막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소비가 더 살아날 것으로 예상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실제 롯데하이마트에서는 서울 최고기온이 33도, 대구 37도를 기록한 지난 주말 이틀간 에어컨 판매량이 전주 주말보다 2배 급증했다. 5월 첫째주 주말에 비해 5배나 더 팔려나간 것이다.
롯데마트는 지방선거일인 4일부터 11일까지 '나들이 먹거리 대전'을 진행해 통큰 소불고기와 한우등심, 수박 등을 저렴하게 선보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사전 투표율이 높아 투표 당일부터는 나들이용 먹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1번가는 6월 한달간 제습기와 선글라스, 휴가용 비키니 등 여름 상품 900개를 최대 85% 할인하는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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