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위메프와 티몬이 대규모 마케팅에 지난해에도 여전히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매출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재무구조가 열악해 업계의 건강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위메프 마케팅 후폭풍…관계사 거래 채무만 수십억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9% 성장한 785억8200만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은 360억6900만원을 기록해 적자 규모는 지난해 대비 4.1배로 불어났다.
원인은 대규모로 진행한 마케팅에 있다. '할 만큼 여유가 있다'던 출혈 마케팅이 양날의 칼이 돼 돌아온 것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배우 이서진과 이승기를 모델로 영입해 '싸다' 캠페인을 벌이며 인지도를 높였다. 회사는 이들 모델을 활용한 방송 광고와 함께 온라인, 공공장소 홍보도 대대적으로 벌여 총 286억3600만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했다.
이와 함께 진행한 '블랙프라이스' 등 포인트 행사도 재무구조에 큰 부담이 된 것은 마찬가지다. 행사는 구매금액의 50%를 포인트로 적립한다는 파격적인 혜택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회자되며 위메프 방문자수를 늘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하지만 위메프는 대신 42억6300만원, 전년 대비 13.9배 늘어난 포인트 관련 부채를 떠안게 됐다.
회사 측은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고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 결과가 반영됐다"며 "고객에게 포인트 등으로 혜택을 돌려드린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효율적으로 경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메프는 용역을 제공한 관계기업 등에 지불해야하는 돈도 58억4000만원에 달했다. 이 금액은 유동부채로 계상돼 1년 안에 갚아야한다.
회사는 지배회사인 원더홀딩스뿐만 아니라 관계사인 너브에 사옥 관리를, 원더피플에는 애플리케이션 제작을 맡기고 있다. 그외 광고대행사인 원더윅스, 물류 회사인 무진인터내셔널, 제빵회사인 더풀빵과도 함께 일하고 있다.
◆ 티몬 '공격적 마케팅 + 주식보상비용 = 영업손실'
티몬도 소셜커머스 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41% 늘어난 1148억원84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마케팅 관련 지출과 주식보상비용이 반영돼 영업손실은 707억6700만원을 기록했다.
티몬은 지난해 연말 그루폰에 매각된 것을 계기로 대규모 연말 마케팅인 '몬스터세일'을 진행한 바 있다. 판매 상품은 5% 할인을, 여행 등 문화 상품은 5%를 포인트를 적립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대대적인 마케팅은 티몬에 수십억대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방송인 수지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며 다양한 홍보 채널을 활용하자 광고선전비용은 172억원을 넘어섰다. 또 부채로 잡힌 포인트 금액도 46억3000만원, 지난해 대비 2배가량이 증가했다.
티몬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을 제공하면서 관련 소실이 반영된 것은 맞다"면서도 "리빙소셜에서 받았던 주식선택권에 대한 보상비용이 영업손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티몬의 모회사였던 리빙소셜은 티몬 임직원들에게 4년간 근무할 것을 조건을 자기 주식에 대한 주식선택매수권(스톡옵션)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회씩 총 3회에 걸쳐 약정을 체결했으며 총 수량은 301만6653주로 재무제표 반영금액은 641억9800만원이다.
스톡옵션은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지분이기 때문에 약정된 근로 제공 기간에 걸쳐 보상비용을 실적에 반영한다.
이 관계자는 "리빙소셜이 티몬을 그루폰에 매각하면서 스톡옵션에 대한 내용은 모두 사라졌다"며 "관련 비용이 지난해 전액 반영됐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실적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경쟁자인 쿠팡은 지난해 하반기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전환해 지난해 감사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었으며 올해부터 실적을 공개한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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