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녹조의 원인이 되는 '남조류'를 활용해 암세포 진단에 활용되는 친환경 '탄소나노입자'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물성과학연구부 이주한 책임연구원과 이현욱 연구원, 박소영 연구원 공동 연구진은 100㎏의 유해한 남조류로부터 약 100g의 탄소나노입자를 대량 추출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녹조를 채취해 말린 뒤 물과 에탄올을 넣고 온도를 올려눴다. 곧 남조류의 세포벽이 깨지면서 안에 있던 '탄소'가 추출돼 뭉쳐진다. 이렇게 뭉쳐진 탄소들은 액체 형태로 돼 있는 이를 여과시키면 찌꺼기들이 걸러지면서 탄소만 남게 된다. 이렇게 걸러낸 탄소를 가루로 만들면 대량의 탄소나노입자를 만들 수 있다.
이현욱 연구원은 "복잡한 제조공정이 필요했던 기존 나노입자에 비해 간단하면서도 생체 응용을 위한 추가 표면처리가 필요 없는 대량 제조공정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녹조현상으로 여름철 하천 오염을 일으키는 남조류로부터 발광 탄소나노입자를 대량으로 추출하는 신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수질정화와 동시에 암 치료 및 진단에 사용되는 친환경 탄소나노입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한 책임연구원은 "생체 안전성을 갖는 친환경 탄소나노입자 대량생산 기술을 개발함으로서 진단 및 치료용 탄소나노입자 상용화의 가능성을 열게 됐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11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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