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엠(VM, 비저너리 모빌리티) 조범동 대표(29)는 최근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세계 기후변화 대책의 일환으로 각국이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률을 늘리려는 노력을 쉬지 않고 있음을 꼬집은 말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오스트리아 빈, 독일,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이미 자전거 물결이 일었으며 최근에는 철도와 연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프랑스 파리는 무인 자전거 대여 시스템 ‘벨리브(Velib)’를 도입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세느강이 보이는 에펠탑 근처에서뿐 아니라 파리 전체의 명물이 됐다.
독일철도공사(DB)는 베를린, 뮌헨, 프랑크푸르트 등 7개 도시의 50여개 기차역에서 ‘콜 어 바이크’(Call a bike)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차역에 세워둔 자전거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고 인증번호를 받으면 손쉽게 대여 반납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자전거 사용을 늘리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몇 년 전부터 포항의 포스코 공장, 창원시, 대전시, 인천시는 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브이엠의 조범동 대표는 기존 업체들보다 성능이 뛰어난 전기자전거를 개발해 각 나라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사업을 벌였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전기자전거로 친환경 녹색 교통을 선두하겠다고 나섰다.
“유럽에서 유행하는 전기자전거를 이젠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어요. 150만원이 넘는 전기자전거를 직접 구입해서 타기 힘든 이들도 브이엠의 전기자전거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죠”
브이엠의 전기자전거는 오는 4월 검암역을 시작으로 공항철도 운서역, 화물청사, 대성리, 가평역, 강촌역, 부산 해운대역 등에서 유럽형 대여시스템을 구현한다.
철도공사가 브이엠에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 조 대표는 관광 패키지 형태로 지역과 연계한 자전거 여행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자전거 이용은 유럽에서 먼저 시작한 문화지만 한국의 문화로 재정착 시키려고 해요.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굳이 자전거를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되요. 각 지역의 기차역과 연계한 ‘콜어바이크’ 시스템으로 전기자전거를 타고 여행지를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죠”
조 대표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함께 개발했다. 처음 가는 여행지에서도 편리하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한 배려다.
이 앱은 블루투스 기능을 사용해 배터리의 잔량, 운행거리, 평균 주행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주변 관광지, 맛집 정보, 기상정보, 주변 충전소 위치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조 대표가 전기자전거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건 2005년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에 재학 중이던 시절 중국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전기 스쿠터를 보면서다.
그는 전기 스쿠터를 보는 순간 무한한 시장성을 예감했다.
당시 전기 스쿠터는 배터리가 무겁고 수명이 짧았으며 등판능력이 떨어졌다. 또 동력제어가 잘 되지 않아 사고 위험성이 높았다.
환경과 교통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같은 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을 전공하며 실제 배웠던 이론들을 현실에 접목해 사업화했다.
2년여 동안의 연구 끝에 2007년 중국산 전기 스쿠터의 단점을 보완한 한국산 전기자전거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해 7월 서울시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은지 3개월 만에 용량이 크면서도 가벼운 배터리를 개발해냈다.
조 대표가 개발한 전기자전거용 배터리는 타 업체 배터리에 비해 무게가 몇 배는 가벼워졌지만 용량과 성능은 더욱 좋아졌다. 수명도 높였다.
배터리가 슬림해진 덕분에 50~60kg이 나가던 자전거의 무게는 확 줄었다.
“기존의 배터리는 몇 년을 사용하면 방전됐지만 저희 배터리는 5배나 수명을 늘려 거의 방전되지 않죠. 한 번 충전에 100km까지 주행이 가능해요. 충전 시간도 8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였어요. 최근에는 전기저장장치 원리를 활용해 15~20분이면 충전이 되는 배터리를 개발 중이예요”
조 대표는 전기자전거에 USB 포트를 설치해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간을 3차원으로 인식하는 이동통신망을 이용한 LBS(위치기반서비스)를 설치해 위치추적정보, 교통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그는 또 국내 유명 바이크 전문회사 B와 기술협력 제휴를 맺고 전기바이크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조 대표가 가진 기술력은 기존의 이륜 전기바이크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더욱 강화시켰다.
국내 대기업 몇 곳에서 제휴 요청이 쇄도했다. 브이엠 전기자전거는 그 중 국내 언론사 J와 제휴를 맺고 J신문사 조간신문 배달용으로 운행 중이다.
조 대표는 대한민국의 자전거 문화 정착은 시작이라고 본다. 역 수출을 통한 세계화를 꿈꾼다.
“지난해 EU 비즈니스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진출을 꽤했어요.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의 기업과 기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죠. 지난 11월 말레이시나 언론은 한국 본사를 방문했고, 말레이시아 정부와 협약을 논의 중이예요. 알음알음 입소문이 퍼져 300대 이상이 팔려 나갔죠”
오는 3월에는 동서대과 경성대의 지원을 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근거리 전기차(NEV)와 장애인용 전기차 개발도 준비 중이다.
그는 고속 전기차, 전기 선박, 전기 비행기를 개발해 미래의 교통을 녹색 교통으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또 첨단 기술을 이용해 사랑과 배려가 있는 교통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고속 전기차는 말레이시아 자동차 조립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 준비를 하고 있으며 전기 선박 개발은 목포해양대학교 교수진과 협의 중이다.
[매경닷컴 김윤경 기자 /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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