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4세…한국서 활동하다 유도계 텃세로 일본 귀화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어린 시절 일본에서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던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어제(3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에서는 추성훈이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라는 주제로 인생 첫 강연에 나섰습니다.
이날 추성훈은 가족들에 대해 먼저 언급하며 "아버지는 재일교포 3세, 어머니는 한국에서 태어나시고 일본에 넘어오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재일교포로 차별받은 경험을 털어놓으며 “어느 날 친구가 100엔을 빌려 간 뒤 돈이 있는데도 갚지 않더라. 싸움이 났는데, 친구 담임이 나만 체육관으로 부르더니 ‘일본 사람 때리지 말라’면서 안 보이는 곳만 구타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런 게 완전 차별이구나 생각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습니다.
차별을 당하며 상처를 입은 그를 잡아준 것은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살던 동네가 치안이 나빠 동네 친구들이 거의 다 야쿠자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에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추성훈/사진=연합뉴스
이후 대한민국 국가대표 유도 선수를 꿈꾸던 추성훈은 일본 실업팀의 스카우트 제안을 거절하고 한국행을 결정했습니다. 일본 실업팀으로 가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 유도계 텃세로 결국 2001년 일본으로 귀화한 그는 이듬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추성훈은 “결승 상대가 한국 선수였다. 한국 사람들한테 ‘추성훈 진짜 아깝네’라는 소리 듣고 싶었다"며 "(결승전) 다음날 신문 1면에 '조국을 메쳤다'는 사진이 나왔는데 한국에서 악플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일본에서 사랑받는 것도 아니었다. 일본에서도 악플이 많았다'고 당시의 아픈 기억을 꺼냈습니다.
그는 "이때 느낀 게 '나는 도대체 어디 사람인가'였다. 한국에서는 일본 사람이라고 하고 일본 가면 한국 사람이라고 했다"며 "유도를 그만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격투기를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예전과 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 하기 싫었다. 그래도 열심히 해서 결과가 나왔는데 한국 팬들이 엄청나게 응원해줘서 감동했다"고 했습니다.
강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맘고생 많이 하셨네요. 응원합니다","일본인들의 차별을 극복하며 실력만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사람"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mikoto2306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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