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모 ‘To Heaven’, ‘아시나요’, 포지션의 ‘I Love You’ 등 20세기 후반~21세기 초반 만들어진 뮤직비디오는 노래 시간보다도 긴 영상을 할애하는, 마치 숏 무비를 보는 듯한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라는 새 장르를 탄생시켰다. 최근 뮤직비디오들이 짧은 시간 안에 화려한 영상을 축약해 보여주는 데 비해 이와는 다른 성격으로 화제를 모은 뮤직비디오 두 편을 소개한다.
※본 기사에는 기사 내 소개되는 뮤직비디오 줄거리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감성의 드라마가 나오다니” “이건 대체 어느 한국 드라마 제목이냐”라는 해외 누리꾼들의 질문만으로 ‘넷플릭스 정주행 각 시리즈’라는 촉이 오는 영상이 있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가 아니다. 바로 가수 K.Will(케이윌)이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미니 앨범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의 뮤직비디오 리액션 중 하나인 것.
그리고 지난 6월 18일, 케이윌 공식 SNS를 통해 뮤직비디오 티저가 선공개됐다. 티저 영상에선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오랜만에 우연히 재회한 서인국과 안재현의 모습이 펼쳐졌다. 영상 말미 “보고 싶었어”라는 서인국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앞으로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2012년 발매된 케이윌의 노래 ‘이러지마 제발(Please Don’t)’ 뮤직비디오는 서인국, 안재현, 다솜을 주인공으로 하는 삼각편대 드라마다. ‘쟈니브로스’의 홍원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청춘의 치열한 러브스토리를 선보이며, 세 주인공의 비밀스러운 매력을 담아냈었다. 극중 주인공 서인국은 자신의 친구인 안재현과 다솜의 결혼식을 지켜보고 있다. 고백 한번 못해본 상대를 그리워하는 서인국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도 저릿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상 말미, 서인국의 마음이 온전히 드러나며 ‘반전 요소’가 펼쳐진다. 서인국이 짝사랑하던 상대가 다솜이 아닌 안재현이었던 것. 마지막 한 신만으로 앞서 모든 줄거리를 반전시킨 ‘이러지마 제발’ 뮤직비디오는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이 밈(meme)처럼 퍼져갔고, 이후 서인국에게 ‘월드게이’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8,000만 회(2024년 7월 3일 기준 8101만 회)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12년 만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2탄으로 돌아왔다. 6월 20일 케이윌 미니 앨범 [All The Way올 더 웨이] 발매와 함께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한 장례식장. 서인국, 안재현은 이곳에서 오랜만에 다시 재회한다.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서인국은 안재현을 찾고, 안재현은 결혼 반지가 사라진 모습으로 현재는 혼자인 것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은 반가운 시간을 보내지만, 서인국은 안재현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단 한 발짝을 움직이기가 힘들다.
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뮤직비디오는 6분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공개 직후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누리꾼들은 ‘한달 안에 10분짜리 뮤직비디오로 돌아오라’(@lall***) ‘성공에 집착하지 말자던 케이윌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ha***) ‘행복을 빌었더니 명복을 빌게 생겼다’(@love***) 등의 댓글 등으로 화답하며, 공개 12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459만 회를 기록(2024년 7월 3일 기준) 중이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 코리아, 티빙, 웨이브 등 OTT 브랜드들이 X(구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서인국 출연작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와, 안재현 출연작 ‘뷰티 인사이드’ 두 이미지와 함께 ‘서사 뚝딱’, ‘둘이 사랑하게 해주세요’ 등의 게시물을 업로드하며 ‘월드게이’ 밈에 탑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작은 두 볼과 밝은 핑크색 입술을 가졌으면 네가 나한테 키스하고 싶었을까? 또는 얇은 허리에 갈색 긴 머리를 가졌으면 네가 나를 껴안고 싶었을까? 아니, 전혀, 나는 그 조건들을 전부 다 가질 수가 없어, 그래 그게 나를 참 외롭게 만들어’(-이영지 ‘Small girl’ 中)
이영지가 데뷔 후 첫 정규앨범 [16 판타지(16 Fantasy)]로 돌아왔다. 앨범 소개란에 적어놓은 ‘눈치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16살 그때처럼’이란 문장처럼, 이번 곡들은 오랫동안 그녀가 담아놓은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앨범의 타이틀곡 ‘스몰 걸(Small Girl)’은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와 사랑하는 남자가 부르는 귀여운 사랑 노래다. ‘스몰 걸’을 작사, 작곡한 이영지(프로듀서 피제이PEEJAY 공동 작곡)는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곡에 담았다.
이영지 ‘Small girl(ft.D.O.)’이 음원차트 1위 달성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역시 조회수 1,000만 회(2024년 7월 3일 기준 1,362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몰이 중이다. 이영지와 가수 겸 배우 도경수(D.O.) 두 사람이 연인으로 등장, 특히 해변에서 도경수가 이영지에게 갑자기 ‘볼 뽀뽀’를 하자 이영지가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바닷가를 질주하는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이 SNS상에서 숏폼으로 바이럴되면서 ‘설렘을 증폭시킨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MZ들의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가수 이영지가 말하는 ‘사랑의 형태’는 무엇일까.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 이영지와, 도경수는 막 100일 정도 된 풋풋한 커플의 모습이다. 어느날 남자친구 옆에 아담한 체격의 여성이 등장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상대 앞에선 자신도 모르게 허둥대기 마련. 170cm가 넘는 키를 지닌 영지는, 괜스레 자신의 키가 콤플렉스처럼 느껴진다. 자존감이 낮아질수록 영지는 평소의 자신보다 더 거대하게 느껴지고,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영지에게 달려간 경수는 그녀의 손에 난 상처를 어루만져준다.
이 노래의 피처링과, 뮤직비디오 속 연인으로 등장하는 도경수는 실제로 이영지보다 키가 약간 작다. 그럼에도 어떤가. 뮤직비디오 중후반부 영지에게 달려가는 경수의 모습은 이들 커플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극대화시킨다. 이영지가 이번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소개글에 담은 단 한 문장 ‘모든 형태의 사랑에 존경을’이란 말이 와닿는 부분이다.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콘텐츠에 더욱 빠르게 와닿는다. 뮤직비디오를 본 팬들 사이에선 ‘나의 사랑의 형태’, ‘사랑 앞에 움츠러든 순간’ 등을 고백하는 댓글 등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10대를 거쳐 20대의 이영지가 보고 느껴온 사랑의 형태, 사랑스러운 자기 고백이 이번 뮤직비디오를 보는 팬들로 하여금 보다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각 뮤직 비디오 화면 갈무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메인스트림윈터, 이영지 SNS]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8호(24.7.16) 기사입니다]
※본 기사에는 기사 내 소개되는 뮤직비디오 줄거리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About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
최근 뮤직비디오들은 화려한 영상미와 미장센, 가수들의 노래와 춤을 극대화해 짧은 시간 내 눈을 띄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 반면 2000년대 초반에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뮤직비디오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조성모 ‘To Heaven’(1998), ‘가시나무’(2000), ‘아시나요’(2000), 스카이 ‘영원’(1999), 포지션 ‘I Love You’(2000), 김범수 ‘하루’(2006) 등을 들 수 있다.
영화 감독이자 영상 감독인 김세훈 감독을 필두로 한 작품들의 경우 높은 퀄리티와 짜임새 있는 내러티브로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또한 이들 뮤직비디오에선 김하늘, 이병헌, 허준호, 신민아, 신하균, 차승원, 이요원, 장동건, 차인표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하며 밀도 깊은 연기, 로맨스, 액션 등을 가미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근 뮤직비디오들은 화려한 영상미와 미장센, 가수들의 노래와 춤을 극대화해 짧은 시간 내 눈을 띄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 반면 2000년대 초반에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뮤직비디오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조성모 ‘To Heaven’(1998), ‘가시나무’(2000), ‘아시나요’(2000), 스카이 ‘영원’(1999), 포지션 ‘I Love You’(2000), 김범수 ‘하루’(2006) 등을 들 수 있다.
영화 감독이자 영상 감독인 김세훈 감독을 필두로 한 작품들의 경우 높은 퀄리티와 짜임새 있는 내러티브로 ‘드라마타이즈 뮤직비디오’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또한 이들 뮤직비디오에선 김하늘, 이병헌, 허준호, 신민아, 신하균, 차승원, 이요원, 장동건, 차인표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출연하며 밀도 깊은 연기, 로맨스, 액션 등을 가미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월드게이’ 열풍의 탄생
K.Will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공개일: 2024년 6월 20일 / 시청 포인트: ‘이러지마 제발’ 세계관 형성 K.Will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한국에서도 이런 감성의 드라마가 나오다니” “이건 대체 어느 한국 드라마 제목이냐”라는 해외 누리꾼들의 질문만으로 ‘넷플릭스 정주행 각 시리즈’라는 촉이 오는 영상이 있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가 아니다. 바로 가수 K.Will(케이윌)이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미니 앨범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의 뮤직비디오 리액션 중 하나인 것.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MV 화면 갈무리)
2018년 앨범을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새로운 미니 앨범을 선보인 케이윌은 이번 앨범에서 윤상, 선우정아, 뮤지, 헤이즈 등 실력파 뮤지션들과 협업했다. 그중에서도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의 경우 윤상 작곡, 김이나 작사의 케이윌표 감성이 짙은 이별 노래다. 발매 전부터 ‘화려한 협업 라인업’ 소식으로 많은 화제성을 띤 앨범은, 특히 가수 겸 배우 서인국과 배우 안재현이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에 참여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져 일찌감치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공개된 케이윌의 정규 3집 타이틀곡 ‘이러지마 제발(Please Don’t)’ 뮤직비디오에도 참여했던 바. 이번 뮤직비디오는 ‘이러지마 제발’의 후속 버전으로 알려졌다.그리고 지난 6월 18일, 케이윌 공식 SNS를 통해 뮤직비디오 티저가 선공개됐다. 티저 영상에선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오랜만에 우연히 재회한 서인국과 안재현의 모습이 펼쳐졌다. 영상 말미 “보고 싶었어”라는 서인국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앞으로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러지마 제발’ MV 화면 갈무리)
▶ “아직 못 보셨나요? 인생에 큰 재미가 하나 남았네요” 2012년 발매된 케이윌의 노래 ‘이러지마 제발(Please Don’t)’ 뮤직비디오는 서인국, 안재현, 다솜을 주인공으로 하는 삼각편대 드라마다. ‘쟈니브로스’의 홍원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청춘의 치열한 러브스토리를 선보이며, 세 주인공의 비밀스러운 매력을 담아냈었다. 극중 주인공 서인국은 자신의 친구인 안재현과 다솜의 결혼식을 지켜보고 있다. 고백 한번 못해본 상대를 그리워하는 서인국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도 저릿하게 만든다.
그리고 영상 말미, 서인국의 마음이 온전히 드러나며 ‘반전 요소’가 펼쳐진다. 서인국이 짝사랑하던 상대가 다솜이 아닌 안재현이었던 것. 마지막 한 신만으로 앞서 모든 줄거리를 반전시킨 ‘이러지마 제발’ 뮤직비디오는 해외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뮤직비디오 리액션 영상’이 밈(meme)처럼 퍼져갔고, 이후 서인국에게 ‘월드게이’라는 별칭이 생기기도 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8,000만 회(2024년 7월 3일 기준 8101만 회)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12년 만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2탄으로 돌아왔다. 6월 20일 케이윌 미니 앨범 [All The Way올 더 웨이] 발매와 함께 타이틀곡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한 장례식장. 서인국, 안재현은 이곳에서 오랜만에 다시 재회한다.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는 것처럼 서인국은 안재현을 찾고, 안재현은 결혼 반지가 사라진 모습으로 현재는 혼자인 것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은 반가운 시간을 보내지만, 서인국은 안재현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단 한 발짝을 움직이기가 힘들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MV 화면 갈무리)
뮤직비디오는 이렇듯 평범한 듯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더 애절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유 ‘밤편지’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비하인드더신’ 독립 영상 프로덕션의 이래경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독보적인 감성을 표현해냈다. 요즘 뮤직비디오에서 보기 힘든 6분 20초 분량의 영상은 전작보다 한층 더 깊어진 배우들의 감정선을 충분히 따라가게 한다.팬들의 반응은 어떨까. 뮤직비디오는 6분에 달하는 분량임에도 공개 직후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누리꾼들은 ‘한달 안에 10분짜리 뮤직비디오로 돌아오라’(@lall***) ‘성공에 집착하지 말자던 케이윌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ha***) ‘행복을 빌었더니 명복을 빌게 생겼다’(@love***) 등의 댓글 등으로 화답하며, 공개 12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459만 회를 기록(2024년 7월 3일 기준) 중이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점은 넷플릭스 코리아, 티빙, 웨이브 등 OTT 브랜드들이 X(구 트위터) 공식 계정에서 서인국 출연작 ‘어느 날 우리 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와, 안재현 출연작 ‘뷰티 인사이드’ 두 이미지와 함께 ‘서사 뚝딱’, ‘둘이 사랑하게 해주세요’ 등의 게시물을 업로드하며 ‘월드게이’ 밈에 탑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내게 어울릴 이별 노래가 없어’ MV 화면 갈무리)
‘성소수자’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뮤직비디오가 이처럼 대중적인 반응을 일으킨 건 개인의 니치(틈새)한 취향을 파고드는 작품들의 대중화된 분위기, 그리고 영상의 알고리즘도 한몫했다. 무엇보다도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버무려진 세계관의 뮤직비디오가 새로운 팬덤을 양성한 것이 크다. 노래보다 긴 뮤직비디오 분량에도 시청자들은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팬들이 영상의 기본 소스를 통해 재탄생시킨 2차 창작물은 또 다른 팬들에게 알음알음 입소문을 퍼뜨리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뮤직비디오 영상을 ‘소비한다’. 오늘도 팬들은 뮤직비디오 3탄 제작을 한목소리로 응원 중이다.모든 형태의 사랑 이야기
이영지 ‘Small girl’(ft.도경수 D.O.)
공개일: 2024년 6월 21일 / 시청 포인트: 나의 가치관,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스토리이영지 ‘Small girl’(ft.도경수 D.O.)
‘만약 내가 작은 두 볼과 밝은 핑크색 입술을 가졌으면 네가 나한테 키스하고 싶었을까? 또는 얇은 허리에 갈색 긴 머리를 가졌으면 네가 나를 껴안고 싶었을까? 아니, 전혀, 나는 그 조건들을 전부 다 가질 수가 없어, 그래 그게 나를 참 외롭게 만들어’(-이영지 ‘Small girl’ 中)
이영지가 데뷔 후 첫 정규앨범 [16 판타지(16 Fantasy)]로 돌아왔다. 앨범 소개란에 적어놓은 ‘눈치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16살 그때처럼’이란 문장처럼, 이번 곡들은 오랫동안 그녀가 담아놓은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앨범의 타이틀곡 ‘스몰 걸(Small Girl)’은 콤플렉스를 가진 여자와 사랑하는 남자가 부르는 귀여운 사랑 노래다. ‘스몰 걸’을 작사, 작곡한 이영지(프로듀서 피제이PEEJAY 공동 작곡)는 그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곡에 담았다.
(사진 이영지 공식 SNS 발췌)
(사진 메인스트림윈터, ‘Small girl’ MV 화면 갈무리)
▶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 대중은 반응한다 이영지 ‘Small girl(ft.D.O.)’이 음원차트 1위 달성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역시 조회수 1,000만 회(2024년 7월 3일 기준 1,362만 회)를 기록하며 화제몰이 중이다. 이영지와 가수 겸 배우 도경수(D.O.) 두 사람이 연인으로 등장, 특히 해변에서 도경수가 이영지에게 갑자기 ‘볼 뽀뽀’를 하자 이영지가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바닷가를 질주하는 뮤직비디오 속 한 장면이 SNS상에서 숏폼으로 바이럴되면서 ‘설렘을 증폭시킨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MZ들의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가수 이영지가 말하는 ‘사랑의 형태’는 무엇일까.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 이영지와, 도경수는 막 100일 정도 된 풋풋한 커플의 모습이다. 어느날 남자친구 옆에 아담한 체격의 여성이 등장한다. 누구나 좋아하는 상대 앞에선 자신도 모르게 허둥대기 마련. 170cm가 넘는 키를 지닌 영지는, 괜스레 자신의 키가 콤플렉스처럼 느껴진다. 자존감이 낮아질수록 영지는 평소의 자신보다 더 거대하게 느껴지고,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영지에게 달려간 경수는 그녀의 손에 난 상처를 어루만져준다.
(사진 메인스트림윈터, ‘Small girl’ MV 화면 갈무리)
우리는 흔히 연인 간 ‘키 차이’라고 하면, 큰 키를 가진 남성과, 작은 키를 가진 여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Small girl’에서는 고정관념을 깨 버린다. 평소 가수이자 예능 속 이영지의 모습은 오디오가 터지게 할 정도의 성량을 지닌 ‘당당한’ 이미지를 뽐낸다. 그런 모습을 자신과 타인 모두 좋아해도,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자신 없이 움츠러들기도 한다. 사실 중요한 것은 키가 작든, 크든 내가 가장 초라해질 때 나를 위해 달려와주는, 그런 사랑일 것이다.이 노래의 피처링과, 뮤직비디오 속 연인으로 등장하는 도경수는 실제로 이영지보다 키가 약간 작다. 그럼에도 어떤가. 뮤직비디오 중후반부 영지에게 달려가는 경수의 모습은 이들 커플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극대화시킨다. 이영지가 이번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며 소개글에 담은 단 한 문장 ‘모든 형태의 사랑에 존경을’이란 말이 와닿는 부분이다.
(사진 메인스트림윈터, ‘Small girl’ MV 화면 갈무리)
이영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스몰걸을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아 고마워! 우리는 사랑 앞에서 늘 허둥대기 마련이거든 내가 평소 좋아했던 내 모습들도 갑자기 걱정되고 의심스러워지는 순간이 오잖아 그런 모든 순간에 다정하게 밴드를 붙여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준다면 참 좋겠다. 그치? 그게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면 더 좋고! 모쪼록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콘텐츠에 더욱 빠르게 와닿는다. 뮤직비디오를 본 팬들 사이에선 ‘나의 사랑의 형태’, ‘사랑 앞에 움츠러든 순간’ 등을 고백하는 댓글 등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10대를 거쳐 20대의 이영지가 보고 느껴온 사랑의 형태, 사랑스러운 자기 고백이 이번 뮤직비디오를 보는 팬들로 하여금 보다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각 뮤직 비디오 화면 갈무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메인스트림윈터, 이영지 SNS]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8호(24.7.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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