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감사팀, 어도어 전산 자산 회수
하이브 감사 소식 반나절 만에 민희진 "어이 없다"
하이브 감사 소식 반나절 만에 민희진 "어이 없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어도어 민희진 대표 [사진=하이브, 어도어]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인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K팝 간판 걸그룹인 뉴진스가 속한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하이브는 오늘(22일) 어도어 민희진 대표 등이 올해 초부터 본사로부터 소속사의 독립을 시도했다고 보고 어도어 경영진들에 대한 감사에 전격 착수했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감사팀의 소속 인력은 어도어 경영진의 업무 구역을 찾아 회사 전산 자산을 회수했고, 대면 진술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이브 감사권 발동, 왜?
하이브 방시혁 의장 [사진=하이브]
하이브는 임원 A 씨가 직위를 이용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넘겼고 경영권을 가져가는 독자 행보를 시도하는 걸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도어는 민 대표가 지난 2021년 설립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하이브의 지분율이 80%입니다.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재직 당시 소녀시대·샤이니·엑소 등의 브랜딩을 총괄한 민 대표는 2019년 하이브로 자리를 옮긴 뒤 어도어를 설립했습니다. 지난해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현재 어도어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어도어 경영진들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문사,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관계자 등에게 매각 구조를 검토받은 정황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희진 "뉴진스 카피한 아일릿 때문"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어도어]
반면, 민 대표는 이번 사태의 발단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모방) 사태'에 대한 어도어의 문제 제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일릿은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 빌리프랩에서 만든 걸그룹으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데뷔 앨범 프로듀서로 나섰습니다. 이지리스닝 음악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소녀의 모습을 그려내, 뉴진스와 비슷하다는 일각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입장문에서 민 대표는 "문화적인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하이브 내부에서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를 침해당하고 있다"며 "하이브가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하여 새로움을 보여주기는 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하이브와 빌리프랩, 그리고 방시혁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대책 마련은 하지 않으면서 단지 대표 개인을 회사에서 쫓아내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뉴진스가 일궈 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고 여러 부당한 행위를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컴백 앞둔 뉴진스…어도어 격랑 속으로
어도어 로고 [사진=어도어]
어도어는 K팝 팬들 사이에서 가장 트렌디한 콘셉트를 제시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지난 2022년 데뷔한 뉴진스는 가요계 ‘Y2K’와 ‘이지리스닝’이라는 감성을 이끌었고 ‘어텐션’·‘하입보이’·‘슈퍼샤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이브와 어도어 간 경영진의 갈등은 하이브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가 알려지자 하이브 주가는 오늘(22일) 전 거래일 대비 7.81%(1만 8,000원)하락한 21만 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컴백을 앞둔 뉴진스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뉴진스는 다음 달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를 발매할 예정입니다.
[ 김문영 기자 kim.moonyoung@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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