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베를린영화제를 찾은 홍상수 감독이 독일 베를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신작 '여행자의 필요'에 독백 기법을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영화를 계획적으로 만들기보다는 내게 주어진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홍 감독은 "꼭 어떻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을 생각하고 찍는 것도 아니다"라며 "딱히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영화를 만드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나이 많은 여배우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작품에 담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하면 너무 무책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도 내가 뭘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답했고 현장에서는 웃음이 이어졌습니다.
홍 감독의 31번째 장편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에서 한국에 왔다는 이리스(이자벨 위페르 분)가 한국인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막걸리를 마시며 생활하는 이야기입니다.
프랑스 배우 위페르는 '다른나라에서'(2012), '클레어의 카메라'(2018)에 이어 세 번째로 홍 감독과 호흡을 맞췄습니다.
홍 감독은 위페르에 대해 "용감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 그를 믿는다. 이자벨과 작업 자체가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홍 감독의 연인이자 제작실장으로 영화에 참여한 김민희는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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