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아쿠아맨이 돌아왔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은 국내에서 개봉한 DC 히어로물 영화 중 누적관객수에서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됐던 <아쿠아맨>(2018)의 예매 기록을 뛰어 넘었다. 과연 아틀란티스는 침체의 늪에 빠진 DC유니버스를 구해줄 수 있을 것인가.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편에서 지구를 멸망시키려던 동생 ‘옴’(패트릭 윌슨)을 사막 감옥에 가두고 아틀란티스 왕의 자리에 오른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 그는 이제 제벨 왕국의 공주 ‘메라’(엠버 허드)와 함께 아기를 키우는 한 가정의 다정한 아버지가 됐다. 그 앞에 복수를 다짐하는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가 등장하고, 세상을 뒤흔들 강력한 지배 아이템인 ‘블랙 트라이던트’로 지구와 아틀란티스를 멸망시킬 계획을 세운다. 이에 아쿠아맨은 한때 블랙 만타와 손잡았던 동생 옴을 탈출시켜 함께 힘을 모으기로 한다.
아틀란티스 왕국의 놀라운 물속 세계와 함께 슈퍼 영웅 ‘아쿠아맨’의 탄생기를 그려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2018년작 <아쿠아맨>. 전편이 슈퍼히어로 아쿠아맨의 탄생과 ‘아서’, ‘메라’의 러브스토리에 가까웠다면 2편은 영화는 ‘아서’와 ‘옴’ 형제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 액션 어드벤처물이다. 새로운 가정을 꾸린 다정한 아버지이자, 아틀란티스 왕국의 왕으로서 고군분투하는 아쿠아맨의 이야기와 숙적들과의 싸움 이야기가 주요 내용.
심해, 사막, 정글 등을 오가는 2편은 기존 아틀란티스 왕국 장면에 도로와 마켓, 레스토랑 그리고 타임스퀘어 같은 광고판 등을 더해 더 다채롭게 바뀌었다. 배우들을 소리굽쇠 모양의 틀에 고정해 공중으로 띄운 후, 배경은 블루스크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제이슨 모모아는 전편에 이어 코믹하고도 다혈질인 아쿠아맨으로 등장, 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의 면모를 선보인다. 이번에 그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각본 원안에도 참여했다. 전편에서 아쿠아맨과 이복 형제이자 빌런으로 등장했던 옴 역에는 <컨저링>의 패트릭 윌슨이 다시 한번 열연한다. 야히아 압둘 마틴 2세가 전편에서 아버지를 잃고 아쿠아맨과의 대결에서 패배한 후 절대적인 힘으로 돌아와 전 세계를 위협하는 ‘블랙 만타’ 역으로, 아틀란티스의 여왕이자 아서 형제의 어머니 ‘아틀라나’ 역의 니콜 키드먼도 그대로 출연한다.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DC 히어로작 중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2018년작 <아쿠아맨> 1편에 이어 2편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완 감독은 <쏘우>와 <컨저링> 유니버스를 탄생시키고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을 통해 흥행 기록을 세웠다. 장르 영화와 블록버스터를 넘나드는 연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인물. 전편을 통해 고대 아틀란티스라는 수중 세계의 현란한 복원과 함께 ‘아서 커리’가 아쿠아맨이 되어가는 과정 속 영웅적 면모, 여러 신화적 설정 등으로 재미를 준 그는 2편에서는 코믹스의 레트로한 SF 감성을 더했다.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잘 다루는 제임스 완 감독의 특기는 심해와 잃어버린 왕국이라는 설정을 만나 여전히 살아 숨 쉰다. 그러나 심해 7왕국 중 베일에 싸여있던 잃어버린 왕국의 비밀을 쌓아 올리는 지난한 과정에 비해 그 어둠이 깨어나고 사라지는 방식이 너무나 단순하다.<아쿠아맨> 1편에서 처음 맞닥뜨린 수중세계의 임팩트가 너무 커서인지, 여러 장치를 추가로 심었음에도 아틀란티스 왕국 장면은 뭔가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서가 왜 아틀란티스의 왕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 역시 잘 드러나 있지 않은 것은 아쉽다. 러닝타임 124분.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글 최재민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1호(24.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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