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탄에 빠진 18세기 조선, 백성들의 영웅 '달문'을 모티브로 연극
백성들에게 웃음과 동기를 연인 기생 채령과 사랑을 보인 예술가
이상희 연출가 "당대와 현대의 정치, 사회 상황 중첩돼 주관에 따라 해석"
백성들에게 웃음과 동기를 연인 기생 채령과 사랑을 보인 예술가
이상희 연출가 "당대와 현대의 정치, 사회 상황 중첩돼 주관에 따라 해석"
199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극본 공모전 당선작인 신광수(필명 하우) 작가의 '광대, 달문을 찾아서'가 이번에 연극으로 선보입니다. 해당 작품은 12월 15~16일 인천 광역시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에서 공연합니다. 18세기 조선 영조 시대에 실학자 연암 박지원의 소설 <광문자전>과 홍신유의 시 <달문가>의 주인공인 광대 '달문'(다른 이름 광문)을 모티브로 한 창작극입니다.
'달문'은 양반 가문 출신이지만, 당대 사람들이 꼽은 역대 최고의 '추남'입니다. 서울 종로 걸인의 우두머리, 약방 일꾼, 사치품 거간꾼, 방랑자, 기생의 기둥서방, 광대 등 파란만장한 인생 이력을 바탕으로 독보적 기예와 재담을 선보여 양반과 기생, 서민들에게 가장 친근한 벗으로 사랑받았던 실존 아티스트입니다.
극단 집현이 제작하는 이 작품에서는 조선사회의 봉건 계급제도의 모순과 불평등, 부조리 등의 패악을 영웅 달문과 함께 혁파해 이상세계를 구현하려는 백성들의 자각과 열망, 주체의식이 그려집니다. 극 중 달문의 연인인 한양 기생 '채령'이 겪는 모진 고초와 사랑은 백성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세상을 이룩하고자 하는 열망의 기폭제가 되기도 합니다.
달문 연구자인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김정섭 교수를 예술감독으로 초빙해 극의 서사와 캐릭터 등을 정교화했습니다. 또 권순창 화백(한국화)과 이탈리아 출신 영상전문가 미켈레 눈노(Michele Nunno)의 예술적 역량을 반영해 작화를 투사한 배경을 만들고 배우의 움직임에 영상을 투사하는 효과를 보일 예정입니다. 극 중 혼성, 여성 중창으로 삽입된 노래 6곡은 백성의 자각과 결행 과정을 집약하고 있습니다.
연극 '광대 달문을 찾아서'의 이상희 연출가는 "서구 연극의 혁신성과 실험성을 혁신적으로 융합해 당대와 현대의 정치, 사회 상황이 중첩되면서 관객들의 주관에 따라 다채롭게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점을 통해 우리나라 사극의 새로운 양식을 창출했다고 자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왼쪽) 태암 역 이태훈 배우와 채령 역 유희리 배우 / 사진=극단 집현 제공
이 작품은 캐릭터의 나이와 층위가 다양하게 나타냄으로 대학로의 베테랑 배우인 이민재, 이태훈, 김동영, 최경희, 승의열 등이 출연합니다. 또 유승일, 유영욱, 손운겸, 유희리 등 중견 및 신예 배우들도 다채롭게 캐스팅됐습니다.
연로한 이야기꾼인 전기수 태암 역을 맡은 이태훈 배우는 "시대적 아픔을 담은 실존 인물인 만큼 제 배우 인생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달문처럼 민중봉기의 선봉에 서서 좌절도 하지만 금방 다시 일어서 민중을 일깨우는 각성제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생 채령 역을 맡은 유희리 배우는 "채령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 앞에서만 검무를 추는, 굳은 소신과 절개를 가진 인물인 만큼 달문과의 질곡 있는 사랑은 물론 심리적 굴곡의 감정선을 잘 표현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강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sugyk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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