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도시에서 완전한 독립과 자유를 바라며
나치 대항 봉기 운동 일어난 반스카 비스트리차
나치 대항 봉기 운동 일어난 반스카 비스트리차
관광도시를 벗어나 여행의 설렘을 되찾고 싶어 선택한 곳, 슬로바키아 중부에 있는 도시 ‘반스카 비스트리차’로 향했다. 15세기 최초의 노동운동을 시작으로 19세기 슬로바키아 민족운동과 20세기 나치 독일에 대항한 국민 봉기가 일어났던 이 도시에서 삶과 역사, 예술과 자연이 하나로 연결된 풍경을 눈에 담았다.
[챗GPT로 요약한 기사 ‘슬로바키아 여행① 반스카 비스트리차’ 미리 보기]
이 글은 슬로바키아 중부의 도시인 반스카 비스트리차를 여행하며 느낀 경험과 도시의 특징, 역사, 자연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글 속에서는 슬로바키아의 풍부한 역사와 독특한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반스카 비스트리차의 중세시대의 중요한 무역로와 광산 도시로서의 역사, 슬로바키아 국민 봉기의 중요성, 그리고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또한, 슬로바키아의 여행에 대한 팁으로 철도를 활용하는 것과 기차 여행의 매력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글에서는 슬로바키아의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강조하며, 주변국의 관광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하면서도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슬로바키아의 기차 여행과 자연 풍경, 역사적인 장소들이 어우러져 여행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다는 내용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글은 반스카 비스트리차의 중심지인 슬로박 내셔널 업라이징 스퀘어 광장을 시작으로 도시의 중심부, 역사적인 장소, 지역 음식,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장소 등을 다루며, 독자에게 현지의 생활과 역사를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슬로바키아의 도노발리 지역에 대한 소개와 트레킹 코스, 스키 리조트의 매력도 강조하며 여행자에게 슬로바키아를 통해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슬로바키아 중부의 도시인 반스카 비스트리차를 여행하며 느낀 경험과 도시의 특징, 역사, 자연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글 속에서는 슬로바키아의 풍부한 역사와 독특한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지로서의 매력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반스카 비스트리차의 중세시대의 중요한 무역로와 광산 도시로서의 역사, 슬로바키아 국민 봉기의 중요성, 그리고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자연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또한, 슬로바키아의 여행에 대한 팁으로 철도를 활용하는 것과 기차 여행의 매력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글에서는 슬로바키아의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강조하며, 주변국의 관광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조용하면서도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슬로바키아의 기차 여행과 자연 풍경, 역사적인 장소들이 어우러져 여행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다는 내용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글은 반스카 비스트리차의 중심지인 슬로박 내셔널 업라이징 스퀘어 광장을 시작으로 도시의 중심부, 역사적인 장소, 지역 음식,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장소 등을 다루며, 독자에게 현지의 생활과 역사를 감상할 수 있는 다양한 풍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슬로바키아의 도노발리 지역에 대한 소개와 트레킹 코스, 스키 리조트의 매력도 강조하며 여행자에게 슬로바키아를 통해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슬로바키아에서 여행의 러시아워(Rush Hour)는 단 한 순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최적의 기후를 나타내는 여행 시즌, 슬로바키아의 가을은 온통 고요의 시간이다. 주변국인 폴란드나 헝가리, 체코 등 유명 관광도시의 번잡함에 지친 사람들이 최근 들어 슬로바키아로 눈을 돌린다. 다시 말해 여행의 목적지로 슬로바키아가 뜨고 있다. 중요한 건 슬로바키아가 주변국의 대체품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새것, 신상품으로서 존재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이 나라를 찾는다는 점이다. 여행의 설렘을 잃었다면 슬로바키아로 떠날 것을 권하는 바이다.
1945년 해방 당시 사망한 소련 군인 추모 오벨리스크
‘슬라브의 땅’을 의미하는 슬로바키아. 5세기 슬라브 민족이 이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한 것이 국가 형성의 근간이다. 유럽대륙 심장부에 위치해 이웃국가들과 밀접하게 얽힌 풍부한 역사와 독특한 문화, 독자적인 언어를 형성해온 이 나라는 내륙국답게 국토 대부분이 산악지대로 유럽의 ‘녹색 오아시스’라 불린다.작은 국토 면적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 전국에 걸쳐 있는 크고 작은 9개의 국립공원이 녹색 오아시스를 뒷받침하는 배경이 된다. 슬로바키아 중부의 바 강(Váh River)과 흐론 강(Hron River) 계곡 사이에 있는 로우 타트라스(Low Tatras) 국립공원을 구성하는 중심지,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á Bystrica)에서 고요한 여정을 시작했다.
반스카 비스트리차로 가는 길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높은 타트라 산맥을 배경으로 자리한 포프라트역
슬로바키아 국토 면적은 4만9,035㎢로, 한반도의 4분의 1, 우리나라의 2분의 1에 해당한다. 이는 여행의 쉽고 빠른 이동을 가능케 한다. 북에서 남으로, 동에서 서로, 도시에서 도시로 배낭여행자의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이유다. 게다가 슬로바키아의 철도노선은 전국 크고 작은 도시와 마을을 잇는 최적의 교통수단으로 유명하다. 슬로바키아를 먼저 여행했던 친구나 지인에게 여행 팁을 물었을 때 이들은 하나같이 가장 먼저 ‘기차’를 언급했다. 교통수단으로서도 훌륭하지만 내륙국가의 고즈넉한 자연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기차는 최고의 선택지라는 이유에서다.그렇게 설렘을 안고 첫 기차를 대면한 슬로바키아 북부 포프라트(Poprad)역, 플랫폼 너머로 보이는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높은 산 타트라 산맥의 장엄한 풍경이 저 멀리서 다가오는 기차의 경적소리를 단박에 잠재운다. 잠시 잠깐 정적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 기차 칸 내부로 배경이 바뀐 상황에서 기차 밖 풍경은 금세 저만치 멀어져 간다.
반스카 비스트리차 메스토역
포프라트역을 떠난 기차는 얼마 안가 브루트키(Vrútky)역에 닿았고, 그곳에서 곧장 반스카 비스트리차행 열차로 갈아탄 뒤 기차는 목적지를 향해 힘찬 경적소리를 뿜어냈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따라 달리는 기차는 쉽고 빠를수록 그만큼의 진한 여운과 아쉬움을 남긴다.“반스카 비스트리차는 슬로바키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도시이자 중부를 대표하는 문화 및 경제 중심지다. 산으로 둘러싸인 흐론 강 계곡에 위치한 이 도시는 중세시대 두 개의 중요한 무역로가 교차했으며, 주변 지역은 광석이 풍부해 광산이 도시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중세시대 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부유한 광산 도시 중 한 곳이 바로 반스카 비스트리차였다.”
도심의 흐론 강 풍경(좌), 기차역에서 바라다본 흐론다리(우)
18세기 이 도시에 경제구조의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 구리광석 채굴은 도시의 번영을 가져다 주는 핵심사업이었다. 특히 14~16세기 구리광석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며 축적된 부는 시내 중심부를 필두로 시민들이 거주하는 집과 공공기관 등을 고딕 및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로 상당수 조성하기도 했다. 오늘날 반스카 비스트리차는 로우 타트라스 산맥과 인접해 휴양지로서 관광이 도시경제의 중심 축.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에 상관없이 일년 내내 많은 등산객과 스키족이 이곳을 찾는다.슬로바키아 국민 봉기 광장에서
전염병 종식 기념 마리안 폴
반스카 비스트리차역에서 도심 광장까지는 불과 1㎞ 거리다. 흐론 강 사이 기차역과 도심을 잇는 흐론다리를 건넌 뒤 곧장 길을 따라 걸으면 광장과 만난다. 호텔과 식당, 바, 상점 등이 광장에 밀집되어 있어 반스카 비스트리차 여행의 시작점으로 훌륭한 장소다. 도시의 중심부를 상징하기도 하는 이 광장의 정식 명칭은 슬로박 내셔널 업라이징 스퀘어(Slovak National Uprising Square). 1944년 이곳에서 발생한 슬로바키아 국민 봉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광장이 조성된 건 16세기 초, 직사각형의 길쭉한 대지는 그림 같은 주택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중 많은 수의 주택은 광장이 들어서기 전부터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역사적인 건축물이다. 고딕 양식의 아치형 정문, 목재 천장, 벽화 등 중세의 건축양식이 고스란히 담긴 주택은 도시의 화려하고 부유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과도 같다.
슬로바키아 국민 봉기 광장(좌), 반스카 비스트리차 캐슬(우)
이곳 광장의 또 다른 랜드마크는 1552년에 지어진 시계탑이다. 과거 감시탑으로 사용된 이곳에서 경비병의 업무는 적을 관찰하는 동시에 화재 시 이를 알리는 임무. 18~19세기에는 도시의 트럼펫 연주자들이 시계탑 꼭대기에서 연주회를 여는 등 문화공간으로 쓰이기도 했다.현재 시계탑은 수직에서 꼭대기가 40cm 떨어져 기울어진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19세기말 탑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복원 및 재건축이 이뤄져 현재의 시계탑이 구축됐다. 탑 내부에 조성된 101개의 나무 계단을 따라 꼭대기까지 접근이 가능하다.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좌), 아르누보 스타일의 거대 분수(우)
그리고 18세기 초 수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간 치명적인 전염병 종식을 기념하며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세워진 마리안 폴(Marian Pole), 이곳 현지인들 사이 만남의 장소라 불리는 아르누보(Art Nouveau) 스타일의 거대 분수, 1945년 도시 해방 당시 사망한 소련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4각형의 검은 기둥 오벨리스크도 광장을 구성하는 주요 상징물이다. 반스카 비스트리차 여행의 시작점인 슬로박 내셔널 업라이징 스퀘어 광장에서 도시의 삶과 역사, 건축과 예술이 하나로 연결된다.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독재에 맞서 싸운 전쟁과 아픔
“We will never forget(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이 문장은 슬로박 내셔널 업라이징 박물관(Slovak National Uprising Museum, 이하 SNP)에서 슬로바키아 국민 봉기 당시의 참상을 소개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말이다. 이와 함께 사망자 4,200명, 부상자 5,000명, 포로 300명에 달하는 사상자 숫자가 화면을 채우며 문장에 힘을 실었다. 반스카 비스트리차를 대표하는 광장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제2차 세계대전 중 슬로바키아 저항운동의 군사 봉기는 자유, 진보, 정의를 의미하며 오늘날까지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한다.슬로박 내셔널 업라이징 박물관
“1944년 8월29일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였던 반 파시스트(Fascist) 봉기가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 발생했다. 민주당원과 사회민주당원, 공산주의자들이 힘을 합친 이 저항운동은 슬로바키아 영토를 점령한 독일군에 저항하기 위해 조직되었다.” 독일군에 무조건적인 협력을 제공했던 당시 요제프 티소(Jozef Tiso, 슬로바키아 전 대통령)의 정치세력도 저항운동을 일으킨 배경이었다. 슬로바키아 저항군은 초기 약 1만8,000명의 군인으로 구성되었는데, 봉기가 일어난 약 두 달 동안 30개국에서 온 저항군들까지 합세해 총 8만 명으로 증가했다.
저항운동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영화
하지만 이들의 작전은 결과적으로 독일군에게 크게 패배했고, 많은 군인들이 사망하거나 포로가 되어 독일의 노동 수용소로 압송당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저항운동은 해를 넘겨 1945년까지 크고 작은 게릴라 작전이 이뤄졌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저항운동의 결과로 독일의 반격과 점령이 계속 이어졌고 황폐화된 도시는 그렇게 슬픔을 삼켜야 했다.SNP 박물관은 1969년 슬로바키아 국민 봉기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슬로바키아의 역사와 나치 독일과 협력한 슬로바키아 정부에 대항한 저항운동의 역사기록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박물관 내부에는 저항운동 당시 사용된 군인들의 옷과 무기, 서적 등 약 7만여 개 이상의 품목이 전시되어 있으며, 도서관에는 2만여 개 이상의 국민 봉기 관련 문서가 보관되어 있다. 박물관 야외에는 전쟁 중에 고통받는 사람들의 참상을 묘사한 조각품과 함께 사망한 참전 용사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기념비가 있다.
군인들의 옷과 무기, 서적 등이 전시된 박물관 내부
고요함과 고유함이 있는 로컬 공간
반스카 비스트리차의 여행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고급 식당과 카페, 술집, 쇼핑시설이 양쪽으로 길게 줄지어 자리한 SNP 광장을 벗어나면 고요함은 극에 달한다. 중심가 끝자락 한 지점에서 시작해 드넓게 펼쳐지는 초록빛 공간은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고픈 현지인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곳이다. 슬로바키아에서 공원은 개인과 사회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개인의 독립을 보장하는 지식과 휴식, 체험의 공간이자 사회적 자유가 깊이 뿌리 박혀 있는 공공 녹색공간을 표방하기 때문이다.로컬의 녹색 공간, 도심 공원
SNP 광장을 벗어난 곳에서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카페도 찾을 수 있다. 한적한 주택가 골목길 구석 한편에 자리한 카페의 이름은 더 플렉 커피 로스터(The Fleck coffee roasters). 2016년과 2017년 슬로바키아 바리스타 부문 챔피언이자 2014년 세계 에어로프레스 2위에 오른 마틴 카라비뇨시(Martin Karabiňoš) 씨가 2019년에 창업한 카페다. 이곳의 특장점은 원두의 품종과 가공에 따라 로스팅 유형을 달리한다는 데 있다. 단맛, 쓴맛, 신맛이 조화를 이룬 3가지 맛의 균형이 이곳 커피의 맛과 향을 완성한다.현지인들이 애용하는 더 플렉 커피 로스터(The Fleck coffee roasters)
이번에는 현지인들이 애용하는 식당을 찾아가보자. 사실 묵고 있던 숙소의 한 직원으로부터 이 식당을 추천받은 후 가장 의아했던 점은 이곳의 영업시간이었다. 주말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에만 문을 여는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딱 4시간만 점심장사를 하는 식당이다. 숙소 직원은 전혀 놀랍거나 특별하지 않다는 듯한 어투로 ‘슬로바키아에서는 점심 혹은 저녁장사만 하는 식당이 꽤 있다’고 했다. SNP 광장 남쪽 끝자락 좁다란 길로 이어지는 길목에 자리한 채식 식당 비간스케 비스트로 피스타치아(Vegánske bistro Pistácia)도 그런 곳.채식 식당 비간스케 비스트로 피스타치아
이 식당 주인 피터 쿨하니(Peter Kulhány) 셰프는 2012년 스마트 푸드를 설립하고 20인용의 작은 비스트로를 열었다. 바로 이 채식 식당의 시작이었다. 수프와 애피타이저, 메인 요리는 요일에 따라 메뉴 구성이 달라진다. 식당 홈페이지에 매주 요일 메뉴를 알리는 공지가 업데이트된다. 시금치 수프와 스리랑카 스타일의 카레, 비트후무스가 들어간 팔라 펠이 이곳의 대표 메뉴다. 건강하고 정갈한 음식 맛은 물론 식당의 독특한 운영방침이 흥미로운 곳이다.도노발리에서 노바 홀라까지 오르다
스키와 트레킹으로 유명한 도노발리 마을
“반스카 비스트리차를 둘러싼 로우 타트라스 국립공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도노발리(Donovaly)이다.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 북쪽으로 약 30km 떨어져 있는 이 마을은 겨울이면 스키를 타려는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스키 리조트가 이 마을에 있기 때문이다. 해발 910~1,402m 사이로 11㎞가 넘는 스키 슬로프와 17개의 리프트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겨울 성수기가 11월말부터 시작되어 12월과 1월 절정을 이룬다. 매년 열리는 개썰매 경주대회 개최지로도 유명하다.” 겨울을 제외한 봄과 여름, 가을의 도노발리 마을은 스키 대신 트레킹 목적지로 인기가 높다. 마을 중심가에서 북쪽으로 해발 1,361m에 위치한 너도밤나무 봉우리인 노바 홀라(Nová hoľa)까지 올라가는 약 3~5㎞ 트레킹 구간이 여러 코스로 나 있다. 이 트레킹은 로우 타트라스 국립공원과 벨카 파트라(Veľká Fatra) 국립공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하기 때문에 정상에서 탁 트인 전망을 통해 이 두 산맥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좌로부터)나무에 표시된 트레킹 이정표, 갈대밭 사이로 난 트레킹 코스, 트레킹 중간지점에 있는 온천수
도노발리 마을 버스정류장에 내린 뒤 뒤쪽 길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를 따라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뗐다. 마을을 벗어난 지점부터 숲 사이로 난 좁다란 길이 계속 이어지더니 이마저도 사라졌다. 나무에 표시된 친절한 이정표가 없었더라면 자칫 길을 헤맸을 것이다. 트레킹 중간지점, 온천수를 지나친 뒤부터 갈대밭 사이로 난 길을 뚫고 오르고 또 올랐다. 한 시간가량 구간에 따라 산책하듯 혹은 숨을 거치게 몰아 쉬듯 올라간 곳에서 마침내 정상에 발을 내디뎠다.노바 홀라 정상에서 내려다본 도노발리 마을 전경
벨카 파트라 국립공원 최고봉 노바 홀라 정상에서 거친 바람이 온몸을 감쌌지만 그것의 거센 기운은 아름다운 풍광에 굴복되고 만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의 날갯짓이 푸르른 하늘 위 점을 뿌린다. 이곳 정상에 놓인 십자가 앞에서 준비해온 샌드위치를 먹으며 한참 동안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푸르른 대지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풍경이 상상만으로도 절로 미소가 번지고 황홀함을 선사한다.해발 1,361m 노바 홀라
자연의 법칙과 변화는 절대 불변의 진리다. 반스카 비스트리차 여행이 오래도록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기를, 고요의 시간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여행자의 욕심일 뿐, 결국 여행의 법칙과 변화도 절대 불변의 진리가 작용한다. 그저 여행의 기억이 바래지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반스카 비스트리차에서 쌓은 특별하고 황홀한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슬로바키아 첫 번째 여정을 마친다.※ 다음 편에서 슬로바키아 두 번째 여정, ‘반스카 슈티아브니차 여행’이 이어집니다.
[글과 사진 추효정(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5호 기사입니다]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