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은 광복 이후 손기정 감독, 남승룡 코치, 서윤복 선수가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 일장기를 가렸던 ‘손기정’(하정우)은 일제의 탄압으로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다. 광복 이후 1947년 서울,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던 ‘서윤복’(임시완)에게 베를린 동메달리스트 ‘남승룡’(배성우)과 손기정은 ‘보스톤 마라톤 대회’를 제안한다. 일본에 귀속된 베를린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달려 보자는 것.
한국 영화의 레전드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역은 하정우가 맡아 나라 잃은 선수의 울분부터, 해방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국제 대회의 출전을 이끄는 감독의 리더십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이자, 손기정과 서윤복을 서포트하는 페이스메이커 ‘남승룡’ 역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온 배성우가 맡았다.
2001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와 1997년 춘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한국 여자 마라톤 신기록을 세웠던 권은주 감독의 자문을 받은 배우들은 당시 마라톤 선수들의 자세부터 훈련 방법, 심리적인 컨디션, 자세와 표정, 숨소리까지 따라 한다.
국내 시대극에선 많이 다루지 않은 해방과 6.25 전쟁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난민국이었던 당시, 일제 강점기가 남긴 상흔과 미 군정기의 혼란한 정서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호주 멜버른에서 재현한 1940년대 보스톤 마라톤 대회 장면은 단연 영화의 백미. 운집한 관중과 마라톤 코스 등은 ‘어떻게 이걸 다 담아낼 수 있었지?’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소재의 힘을 따라가지 못하는 울퉁불퉁한 편집과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 설계는 옥의 티지만 추석 시즌 온 가족이 보기에는 알맞은 영화다. 영화 말미 공개되는 실존 인물들의 사진과 배우들의 싱크로율을 보는 것도 감상포인트다. 27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글 최재민(프리랜서)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세계 신기록을 세웠지만 일장기를 가렸던 ‘손기정’(하정우)은 일제의 탄압으로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된다. 광복 이후 1947년 서울, ‘제2의 손기정’으로 촉망받던 ‘서윤복’(임시완)에게 베를린 동메달리스트 ‘남승룡’(배성우)과 손기정은 ‘보스톤 마라톤 대회’를 제안한다. 일본에 귀속된 베를린 올림픽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기고 달려 보자는 것.
한국 영화의 레전드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1947년 보스턴의 기적을 이끄는 한국 마라톤의 전설 ‘손기정’ 역은 하정우가 맡아 나라 잃은 선수의 울분부터, 해방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국제 대회의 출전을 이끄는 감독의 리더십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동메달리스트이자, 손기정과 서윤복을 서포트하는 페이스메이커 ‘남승룡’ 역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많이 맡아온 배성우가 맡았다.
영화 스틸컷
사상 최초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새기고 국제 대회에 참가한 ‘서윤복’ 역은 영화 <변호인><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비상선언>, 드라마 <미생><런 온><트레이서> 등 다양한 작품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 임시완이 맡았다. 임시완은 실제 선수들의 훈련량 60~70%를 소화, 체지방을 6%까지 감량하고 꾸준히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촬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2001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한 대한민국 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와 1997년 춘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한국 여자 마라톤 신기록을 세웠던 권은주 감독의 자문을 받은 배우들은 당시 마라톤 선수들의 자세부터 훈련 방법, 심리적인 컨디션, 자세와 표정, 숨소리까지 따라 한다.
영화 스틸컷
데뷔작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백두산><비공식작전> 등 ‘브로 컬렉터’로 불릴 정도로 남남케미를 많이 선보인 하정우와 드라마 <미생>,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브로맨스를 보여준 임시완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이들의 ‘스승-사제’ 케미가 마라톤 경기장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서윤복과 핑크빛 기류를 형성하는 ‘옥림’ 역을 맡은 박은빈, 남승룡의 아내 역을 맡은 박효주, 손기정의 단골 국밥집 주인으로 분한 정영주까지 특별 출연진 및 조연진의 연기도 돋보인다.국내 시대극에선 많이 다루지 않은 해방과 6.25 전쟁 사이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난민국이었던 당시, 일제 강점기가 남긴 상흔과 미 군정기의 혼란한 정서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호주 멜버른에서 재현한 1940년대 보스톤 마라톤 대회 장면은 단연 영화의 백미. 운집한 관중과 마라톤 코스 등은 ‘어떻게 이걸 다 담아낼 수 있었지?’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든다.
영화 스틸컷
최초로 태극마크를 단 채 금메달을 딴 서윤복이라는 선수가 있었고, 그가 손기정 이후 12년 만에 세계 신기록을 세웠으며, 그를 키운 게 손기정이었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처음 알리는 영화다. “실제 사건이 드라마틱해 최대한 대사나 연출은 담백하게 갔다”고 전한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신파와 작위적 설정을 덜어냈음에도 불구, 관객들을 어느 순간 목 메이게 한다.소재의 힘을 따라가지 못하는 울퉁불퉁한 편집과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 설계는 옥의 티지만 추석 시즌 온 가족이 보기에는 알맞은 영화다. 영화 말미 공개되는 실존 인물들의 사진과 배우들의 싱크로율을 보는 것도 감상포인트다. 27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글 최재민(프리랜서)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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