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건드리는 디지털 아날로그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도시의 삶 속에서 그가 발견한 크고 작은 낭만을 소개하는 국내 첫 개인전이다. 평범한 것의 특별함으로 오래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작업관. 세상을 바라보는 멘도의 낭만적이고 긍정적인 가치관이 캔버스에 그대로 녹여졌다.
루이스 멘도는 도쿄 기반의 낭만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스페인 살라망카에서 태어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등 유럽 대도시에서 20년간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다, 가족과 함께 도쿄에 정착하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루이스 멘도 그림의 대표적 수식어는 ‘디지털 아날로그’. 이는 모든 작업이 디지털로 되어 있지만 종이의 질감과 손으로 그린 듯한 촉감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빛과 색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작가의 따뜻한 시선과 긍정성이 더해져 독특한 감성이 완성된다. 섬세한 테크닉과 감성을 자극하는 그림체가 애플, 「포브스」, 「뉴욕 타임즈」 등 세계 기업의 주목을 끌었고 도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전시는 3개 층으로 나뉘어, 작가의 아바타이자 전시 주인공인 캐릭터 ‘미스터 멘도’를 따라 도시의 골목을 탐험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으로 구성된다. △테마 1은 ‘문도 멘도’. 주변의 모든 것들이 영감이며, 그림을 그리는 일 외에 취미는 없다는 루이스 멘도 초기 스케치북부터 아이패드를 활용해 다양한 툴로 그려낸 삽화, 드로잉 등 450여 점을 모았다. ‘문도mundo’는 ‘세계’라는 뜻의 스페인어. 도서관을 연상시키는 전시 공간은 그야말로 ‘멘도 월드’ 자체이다.
The Book Shop Keeper_2022 The Book Shop Keeper_2022(사진 사진 그라운드시소, 미디어앤아트 제공)
△테마 2는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이다. 그는 왜 도시와 사랑에 빠졌나. 도심 한복판에 떨어진 미스터 멘도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계 곳곳의 스카이라인과 일상적 풍경이, 낮부터 밤까지 도시인의 일과에 따라 펼쳐진다. 그가 품었던 도시에 대한 환상이 보이는 공간이다. 정처 없이 도시를 누비던 미스터 멘도는 특정 장소를 향하기보다 마치 어떤 ‘때’를 기다리는 것 같다. 고요하던 지하철역에 생기가 도는 아침, 창문의 빛이 하나둘 켜지는 일몰의 순간 등, 변화의 순간 뒤에 포착된 도시의 순간들을 선보인다.△테마 3은 ‘또 하나의 도시, 집’이다. 펜데믹이 세계를 덮쳤을 때, 저마다의 방법으로 집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그려낸 ‘Homestayers’ 시리즈와 함께 한 여인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 고양이 집사인 루이스 멘도와 그 가족의 일상을 소개한다.
THS5_The Sun Swimmer_2020 THS5_The Sun Swimmer_2020(사진 그라운드시소, 미디어앤아트 제공)
대단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은 도시의 익숙한 풍경들은, 평범하지만 마치 영화처럼 어떠한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매일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혼란한 도시는 속에서 우리는 충분히 자유롭고, 즐기며 살아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Info
장소 그라운드시소 서촌
기간 ~2023년 12월3일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입장권 마감 오후 6시) *매월 첫 번째 월요일 휴관
[글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그라운드시소, 미디어앤아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96호(23.9.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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