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의거는 독립운동…일본 내부 정치 문제로 인한 폭력 사건과 달라"
"전 세계 독자들 오해할 수도…기사 수정 요청할 것"
"전 세계 독자들 오해할 수도…기사 수정 요청할 것"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아베 신조 피격 관련,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를 예시로 들어 보도한 것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역사 인식 부재"라고 지적했습니다.
서 교수는 오늘 자신의 SNS에서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이후 국내외 언론에서 일본 전·현직 총리 피습 역사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난 8일 보도된 WSJ의 기사를 소개했습니다.
WSJ은 지난 8일 '아베 신조 총격 사건이 일본의 전쟁 전 정치 폭력 역사를 상기시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총리 중 한명인 이토 히로부미는 1909년 중국 북동부에 위치한 기차역에서 살해됐다. 암살자는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화에 반대했던 한국인 민족주의자였다"고 썼습니다.
또 "1921년 11월 당시 총리인 하라 다카시가 정부 정책에 반대한 도쿄역 철도 개찰원의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1936년 2월 쿠데타를 시도한 음모자들이 가장 영향력 있었던 다카하시 고레키요 전 총리와 다른 사람들을 암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서 교수는 "이번 기사에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예시로 다룬 것은 WSJ의 명백한 역사 인식의 부재라고 판단된다"며 "다른 사건들은 일본 내부의 정치적 문제로 인한 폭력 사건이지만,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은 '독립운동'의 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WSJ에 기사 수정 요청을 할 것"이라며 "전 세계 독자들이 이번 기사로 인해 역사적인 오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미국 NBC의 중계방송 중 한 해설자가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자 공식 사과하기도 했다"며 "미국 언론에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캠페인을 더 펼쳐 나가야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팩트 확인도 없이 왜곡된 뉴스를 생산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 "미국 언론은 한국에 대해 더 공부하길" "아쉬움이 남는 보도" 등 WSJ의 해당 보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위한 진실된 캠페인을 쭉쭉 펼쳐 나가야 한다. 응원한다" "서경덕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저런 보도가 있었는지도 몰랐을 것" "수고 많으시다" 등 서 교수를 지지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한편, 한 누리꾼은 "이번 총격 사건으로 혐한이 가속화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범행 결심 이유로 어머니가 심취한 통일교를 언급했다는 내용이 현지 언론에 보도됐고 통일교가 한국의 종교라는 소식까지 나온 데 있습니다.
또 오늘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 데쓰야가 "아베를 습격하면 통일교에 비난이 집중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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