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100분 토론' 출연…임진모 "도덕적 해이, 민망한 수준'
그룹 부활 김태원과 음악평론가 임진모가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어제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는 김태원과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가 출연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부활 김태원은 "유희열씨 같은 경우는 아이러니하다. 보통 표절을 한다면 멜로디를 오히려 한 두 개 바꾼다. 그거는 표절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거다. 흑심이 있는 거다. 그런데 제가 들어본 거는 멜로디가 8마디가 그냥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 그 점이 아이러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유희열은 자작곡 '아주 사적인 밤'과 류이치 사카모토의 'Aqua'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자 지난달 14일 소속사 '안테나'의 공식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사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유희열은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하게 됐다"며 "긴 시간 가장 영향 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라 무의식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썼다. 많은 분께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원은 "그분이 워낙 스타덤에 오래 계셨다. 곡이 히트를 했을 때 작가에게 곡 문의가 들어오는 건 어마어마하다. 유희열씨는 그런 시간을 쉬지 않고 겪은 분이라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유혹에 빠질 확률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슴이 아파서 하는 얘기"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김태원은 "옛날 곡부터 (표절) 얘기가 오르내렸다. 이게 병이라면 치료되기 전에 너무 방관한 게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이 문제가 얘기된 적이 별로 없다. 1990년대 초 서태지부터 그냥 넘어가면 되는 걸로 돼 있다. 유희열도 그런 케이스가 아닌가"라고 짚었습니다. 가수 서태지도 과거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비롯해 2014년 발표한 '소격동' 등 여러 차례 표절 논란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또한 김태원은 유희열의 해명에 대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 영향을 받아서 그렇다? 작가로서는 그것도 핑계는 안 된다"고 꼬집었습니다.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유희열 작곡가를 두고 누구와 흡사하다는 얘기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그때 바로바로 지적이 됐다면 차라리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유희열은 작곡을 전공하신 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 아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거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터졌다는 건 객관적으로 양심과 의도를 이야기하기 민망할 수준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 충분히 알 사람인데 이렇게 된 건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분명히 잘 알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임진모는 "류이치 사카모토 측은, 어떻게 보면 피해자 측은 굉장히 곤란하다. 동종업계 종사자인데 '표절했잖아'라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류이치 사카모토가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말은 '비슷하긴 한데 베낀 건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사실 이걸로 표절 관련 논란은 끝난 거다. 원곡자가 그렇게 얘기했으니까 더이상 우리는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표절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상호 사건이기 때문에 누리꾼들이 아무리 얘기해봤자 법적인 효력을 갖는 건 아니다"라며 "그래서 류이치 사카모토가 그렇게 얘기를 해줬지만 제가 볼 때는 사후 처리가 만만치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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