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가 디지털 세상을 만나 빠르게 전파됐고, 마침 미국에 없던 어떤 지점을 건드렸던 것 같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분석한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웹사이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방대표는 이같이 말하며 "방탄소년단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시대의 아픔을 직접 이야기했으며 데뷔 후 한 번도 자신들의 음악적 지향점을 바꾸지 않아 대중에 확신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달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됐다.
타임지는 방 대표를 '세계 최고 보이밴드 방탄소년단의 제작자'로 소개했다. 이 매체는 그가 이끄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현재 음악 산업에서 가장 흥미로운 연구 사례"라고 평가했다. 인터뷰에서 방 대표는 "성공에 대한 정확한 인과 분석은 어렵지만 소위 미국 '주류'에서 통하는 공식과 다르게 접근한 것은 분명하다"며 "가장 중요한 건 '음악', 그리고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쌓은 '로열티'가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방 대표는 'K팝은 공장형 음악'이라는 서구권 시각에 대해서도 의견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 아티스트가 메이저 레이블과 계약하기까지 '언더'에서 몇 년간 활동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 기간 동안 연습생으로 트레이닝을 받는다"며 "어떤 방식이 아티스트에게 더 이득이 되는지는 논쟁해 볼 만한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K팝 가수는 작사 작곡을 직접 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수는 기본적으로 '퍼포머'이기 때문에 훌륭한 퍼포먼스만으로도 대중에게 충분히 감동을 주고 영혼을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빅히트는 대신 연습생 기간 동안 음악적 스킬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성을 포함한 '아티스트로서의 삶' 전반을 교육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후 멘토링을 강화하는 등 일반 학교와 같이 시스템을 바꿔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빅히트가 단행한 쏘스뮤직 인수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방 대표는 "쏘스뮤직과 함께 새 걸그룹을 위한 글로벌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고, 기존 K팝 아티스트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빅히트가 어떤 방식으로 음악 시장을 확장해 나갈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방 대표는 방탄소년단과 비틀스의 비교에 대해 "감사하게도 방탄소년단이 '21세기 비틀스'로 불리는 배경은 '글로벌 거대 팬덤을 통해 산업의 질서를 바꾸고 있다는 점',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만들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며 "이런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며 해외 메이저 시상식, 특히 그래미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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