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서울 도심에서 디지털 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면 어떨까.
오는 31일까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해외 우리 문화재 디지털 귀향'전은 해외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소장된 우리의 문화재 중 국보급 회화 작품 2점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선보인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훼손된 원작의 부분들을 디지털 영상의 형태로 복원하고 작품의 탄생 비화를 흥미롭게 곁들인 것이 특징이다.
`십장생도`
이번 전시에서는 프랑스 기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김홍도의 8폭병풍과 미국 오리건대학교 미술관이 소장 중인 십장생도 8폭병풍을 디지털 아트로 복원하여 전시한다. 지난해에 이어 디지털 귀향전을 2회째 열고 있는 남상민 예술감독은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 문화재는 16만 여 점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많은 양을 차지하는 회화 작품들은 종이나 비단에 그려져 시간이 지날 수록 훼손 가능성이 높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요즘 세대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명화를 전하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고 전했다.김홍도의 8폭병풍은 당시 왕의 국정보고서 역할을 하는 시각적 자료로 활용되었다고 추정되는 작품으로, 구한말 프랑스 공사관이 구입해 고국으로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또가 행차할 때 길에서 벌어지던 송사, 기생과 양반들이 소풍을 나간 모습 등 조선 후기 시시콜콜한 생활상이 현실적으로 담겨 있다.
'십장생도' 병풍은 고종 시절 아들 순종이 6살 때 천연두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실을 기념하며 제작된 것으로, 일제 강점기 서울에서 영업하던 테일러 상회를 통해 오리건 대학교 박물관에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시는 31일까지. 관람료 무료.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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