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많은 비엔날레와 아트페어가 있지만 제주도에서 격년제로 치러지는 ‘조수비엔날레’는 좀 특이한 구석이 있다. 공연과 미술이 결합된 형태 뿐 아니라 비엔날레 창설자가 대한예수교장로회 목사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조수비엔날레가 14일 개막해 21일까지 펼쳐진다. 장소는 제주도 서쪽에 있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인접한 조수교회다. 84년 역사의 조수교회에서 담임목사직을 맡고 있는 김정기 목사는 서양화를 그리는 화가이기도 하다. 미국 유학파인 그가 비엔날레를 열게 된 데는 히말라야 출신 유학생과의 만남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서울로 유학 온 히말리야 출신의 청년을 만난 김 목사는 그곳의 열악한 사정을 알게 됐다.
2003년부터 조수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그는 지난 2009년부터 콘서트와 아트페어가 결합된 비엔날레를 열어, 작품과 티켓 판매 수익금을 히말라야 산악지대 대학교를 건설·운영하는데 쓰고 있다. 현재 1차 건축공사가 완공됐고, 최근에는 제주도의 후원으로 학교 옆에 도서관을 세웠다.
조수비엔날레 개막식에는 연극배우 박정자, 뮤지컬배우 김호영, 오진영, 테너 최승원, SE앙사블, 착한밴드가 참석한다. 또 피날레 공연에는 요벨 중창단과 가수 최덕신이 무대에 오른다. 비엔날레가 펼쳐지는 일주일 동안 36명의 초대작가전을 비롯해 김정기 아트페어전, 산마루교우전, 히말라야 민속문화전 등이 열린다. 전시 작품은 서양화, 한국화, 조각, 판화, 공예 등 장르가 다양하다.
특히 비디오 아티스트 고(故) 백남준 선생의 판화 작품과 추상화가 고(故) 이두식 선생의 회화작품도 함께 전시돼 주목을 끈다. (064)773-0928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