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기다리고 있던 뮤지컬 ‘한여름밤을 꿈’이 취소된 것은 안타까운 일인데, 애초에 문제 많은 공연장 대학로뮤지컬센터와 계약한 기획사 측의 문제도 있는 거 아닌가요?”(온라인 게시판)
‘한번 일어난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라는 외국 속담이 있다. ‘그날들’과 ‘선녀씨 이야기’ 등 공연장과 관련해 수차례 유사 피해사례가 일어남에도 많은 공연 제작사들이 대학로뮤지컬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학로뮤지컬센터가 가지고 있는 접근성과 더불어, 크고 작은 극장들이 몰려 있는 대학로에서 유일하게 1000석이 넘는 대극장이라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중대형 뮤지컬이 오르는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의 경우 800석으로 채 1000석이 넘지 못하며, 대학로 유니플렉스의 1관 역시 600석 정도의 중형 극장에 속한다.
대학로는 물론이고 국내 1000석 규모의 대형극장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그러다보니 이 같은 대극장의 경우 대관계약이 쉽지 않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바이러스 파문이 연이어 터지면서 공연계가 전반적으로 휘청거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 같은 대극장을 원하는 공연은 한 두 작품이 아닌 만큼 이에 대관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이에 대해 한 업계관계자는 “메르스 바이러스 파문으로 많은 공연들이 크게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은 대극장 공연작들을 꾸준히 찾고 있으며, 대관경쟁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관절차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일반적으로 공연장의 대관사용신청서에 따라 공연 소개서, 일정, 주요배우 출연 현황, 운영 계획, 자금, 투자현황 등과 같은 공연정보를 제시하면, 극장 측에서는 대관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대관의 가부를 결정한다. 이 같은 과정은 대략적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대관이 결정되는 순간부터 이에 맞는 안무와 동선 등 전체적인 구성을 계획하게 된다.
대관기준이 엄격하다보니, 대관신청이 조금이라도 늦게 되면 작품이 원하는 공연장을 놓치기 일쑤다. 대표적인 예로 뮤지컬계에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와 홍광호를 전면에 내세웠던 뮤지컬 ‘데스노트’는 원하는 기간에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대극장이 부족해 서울이 아닌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에 작품을 올려야 했다. 지난 6월14일 뮤지컬 ‘데스노트’의 일본공연 현장에서 서울이 아닌 경기도 성남에서 공연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일본 호리프로와의 계약상 이 기시에 무대에 올려야 했다. 연출 쿠리야마 타미야의 스케줄이 2년까지 꽉 차 있어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와 건물주의 갈등 사이에 끼어들면서 ‘새우등’이 터졌다는 것은 ‘그날들’이나 ‘한여름밤을 꿈’ 두 작품 모두 유사하나, 왜 ‘그날들’은 예정대로 공연된 반면 ‘한여름밤을 꿈’은 해당 공연장 사용이 불가능 결정이 내려진 것일까.
‘그날들’ 사태의 경우 2013년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건설(이하 대우조선) 측은 수개월 전 ‘그날들’이 공연된다는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임박한 날짜까지 어떠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여름밤을 꿈’은 앞선 사례와 달리 건설사인 대우조선이 사전에 유치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공지했기에, 그에 따른 유치권 행사는 권리남용에 속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실제 건물주인 에니웍스가 미지급된 공사비 뿐 아니라, 직원의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대우조선은 2013년 10월 중순 소극장과 대극장을 번갈아가며 유치권을 행사하기로 타협한 바 있다.
이른바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된 것인데, 쉽게 말해 ‘그날들’의 경우 사전에 공지가 없었던 만큼 공연취소 상황을 예상하기 힘들었다고 판단돼 법원이 공연 강행에 손을 들어준 것이며, ‘한여름밤을 꿈’은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사전예고를 접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대극장 무대가 부족한 가운데, 소극장과 중극장·대극장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학로뮤지컬센터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복불복과 같이 그 자체는 문제 많은 공연장이기는 해도, 이러니저러니 해도 가능성이 높은 장소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대학로뮤지컬센터는 대우조선의 유치권 행사를 알리는 공지가 건물 곳곳에 붙여졌다고는 하나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대극장과 중극장, 소극장 모두 공연이 올려지면서 정상 운영돼 왔었다. 그리고 ‘한여름밤을 꿈’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한여름밤을 꿈’의 제작사 베터리즘의 김유미 대표는 “올해 2월 경 계약을 했다. 계약할 당시만 해도 대극장에서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이 공연되고 있었다. 모든 극장에서 작품들이 정상 운영이 돼 왔고, 건물주 역시 공연을 올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며 “개막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사 측이 유치권을 행사하더라. 사정도 해보고 취할 수 있는 조취를 다 취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금은 새로운 극장을 찾고 있으나 아무리 빨라도 내년 2월이나 돼야 올릴 수 있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법적인 부분에 있어 정리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계약을 진행한 건물주에게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말 많고 탈 많은 대학로뮤지컬센터는 현재 전기 공급이 끊긴 상황이며, 건물은 공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건물주 에니웍스 측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한번 일어난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수 있지만, 두 번 일어난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라는 외국 속담이 있다. ‘그날들’과 ‘선녀씨 이야기’ 등 공연장과 관련해 수차례 유사 피해사례가 일어남에도 많은 공연 제작사들이 대학로뮤지컬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학로뮤지컬센터가 가지고 있는 접근성과 더불어, 크고 작은 극장들이 몰려 있는 대학로에서 유일하게 1000석이 넘는 대극장이라는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중대형 뮤지컬이 오르는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의 경우 800석으로 채 1000석이 넘지 못하며, 대학로 유니플렉스의 1관 역시 600석 정도의 중형 극장에 속한다.
대학로는 물론이고 국내 1000석 규모의 대형극장은 손에 꼽을 정도이며, 그러다보니 이 같은 대극장의 경우 대관계약이 쉽지 않다. 최근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바이러스 파문이 연이어 터지면서 공연계가 전반적으로 휘청거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 같은 대극장을 원하는 공연은 한 두 작품이 아닌 만큼 이에 대관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이에 대해 한 업계관계자는 “메르스 바이러스 파문으로 많은 공연들이 크게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관객들은 대극장 공연작들을 꾸준히 찾고 있으며, 대관경쟁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마다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관절차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일반적으로 공연장의 대관사용신청서에 따라 공연 소개서, 일정, 주요배우 출연 현황, 운영 계획, 자금, 투자현황 등과 같은 공연정보를 제시하면, 극장 측에서는 대관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대관의 가부를 결정한다. 이 같은 과정은 대략적으로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며, 대관이 결정되는 순간부터 이에 맞는 안무와 동선 등 전체적인 구성을 계획하게 된다.
대관기준이 엄격하다보니, 대관신청이 조금이라도 늦게 되면 작품이 원하는 공연장을 놓치기 일쑤다. 대표적인 예로 뮤지컬계에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와 홍광호를 전면에 내세웠던 뮤지컬 ‘데스노트’는 원하는 기간에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대극장이 부족해 서울이 아닌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에 작품을 올려야 했다. 지난 6월14일 뮤지컬 ‘데스노트’의 일본공연 현장에서 서울이 아닌 경기도 성남에서 공연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일본 호리프로와의 계약상 이 기시에 무대에 올려야 했다. 연출 쿠리야마 타미야의 스케줄이 2년까지 꽉 차 있어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와 건물주의 갈등 사이에 끼어들면서 ‘새우등’이 터졌다는 것은 ‘그날들’이나 ‘한여름밤을 꿈’ 두 작품 모두 유사하나, 왜 ‘그날들’은 예정대로 공연된 반면 ‘한여름밤을 꿈’은 해당 공연장 사용이 불가능 결정이 내려진 것일까.
‘그날들’ 사태의 경우 2013년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건설(이하 대우조선) 측은 수개월 전 ‘그날들’이 공연된다는 사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이 임박한 날짜까지 어떠한 이의를 제기했다고 볼 자료가 부족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치권을 행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여름밤을 꿈’은 앞선 사례와 달리 건설사인 대우조선이 사전에 유치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공지했기에, 그에 따른 유치권 행사는 권리남용에 속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실제 건물주인 에니웍스가 미지급된 공사비 뿐 아니라, 직원의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대우조선은 2013년 10월 중순 소극장과 대극장을 번갈아가며 유치권을 행사하기로 타협한 바 있다.
이른바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된 것인데, 쉽게 말해 ‘그날들’의 경우 사전에 공지가 없었던 만큼 공연취소 상황을 예상하기 힘들었다고 판단돼 법원이 공연 강행에 손을 들어준 것이며, ‘한여름밤을 꿈’은 이 같은 상황과 관련해 사전예고를 접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대극장 무대가 부족한 가운데, 소극장과 중극장·대극장을 모두 갖추고 있는 대학로뮤지컬센터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복불복과 같이 그 자체는 문제 많은 공연장이기는 해도, 이러니저러니 해도 가능성이 높은 장소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더군다나 대학로뮤지컬센터는 대우조선의 유치권 행사를 알리는 공지가 건물 곳곳에 붙여졌다고는 하나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대극장과 중극장, 소극장 모두 공연이 올려지면서 정상 운영돼 왔었다. 그리고 ‘한여름밤을 꿈’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한여름밤을 꿈’의 제작사 베터리즘의 김유미 대표는 “올해 2월 경 계약을 했다. 계약할 당시만 해도 대극장에서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이 공연되고 있었다. 모든 극장에서 작품들이 정상 운영이 돼 왔고, 건물주 역시 공연을 올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었다”며 “개막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사 측이 유치권을 행사하더라. 사정도 해보고 취할 수 있는 조취를 다 취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지금은 새로운 극장을 찾고 있으나 아무리 빨라도 내년 2월이나 돼야 올릴 수 있더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법적인 부분에 있어 정리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계약을 진행한 건물주에게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준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말 많고 탈 많은 대학로뮤지컬센터는 현재 전기 공급이 끊긴 상황이며, 건물은 공매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건물주 에니웍스 측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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