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문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 텐데요. 북한이 과연 대한민국을 상대로 어떤 도발에 나설지, 아니면 도발 없이 평온하게 지나가는 건지 많이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과 함께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아래는 방송 인터뷰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안보문제를 연구하시니까 어제 있었던 미국의 보스턴 테러에도 관심을 가지고 보셨을 텐데. 처음에는 이게 북한 소행이 아닐까 추론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어떠셨어요?
-처음부터 그게 북한 소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안보를 직접 책임지는 나라예요. 그것을 통해서 3억 이상의 종족과 종교가 다른 미국 전체 국민을 하나로 묶거든요. 그래서 진작부터 테러는 미국 안보의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였습니다. 9.11이후에는 테러가 미국안보에서 제1의 관심사가 되었거든요. 9.11당시에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았어요. 그 당시 제가 펜타곤 주변에 살았었는데 당시 워싱턴 주변 분위기는 북한에서 핵을 만들게 되면 그것이 곧 2,3개월 내에 국제 테러리스트 손에 들어가게 되고 다시 2,3 개월 내에 워싱턴이든 뉴욕이든 터지게 될 것 같은 그런 불안감을 느끼더라고요. 그래도 처음에는 북한에 대해서 회유하려고 했죠. 국제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으니까. 그러나 김정일이 그것을 보기 좋게 거절하게 되는데. 그 속에서 악의 축이니, 폭정의 전초기지니 그런 이야기들이 다 나왔는데.. 그래서 사실 미국입장에서 보면 테러와 북한에 대해 연결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1986년 6월인가 워싱턴 포스트에 이런 칼럼이 실렸어요. 이란의 테러리스트들이 폭탄비행기로 백악관을 폭격하려고 했었는데 그 테러리스트들이 북한 원산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기사가 있었거든. 그러니 미국에서 북한을 어떻게 봤겠어요. 그러나 이번에 북한과 연결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북한이 우리에 대해서는 실제 아웅산 테러, CAL기 폭파.. 북한은 국가가 테러를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고 시행하는 테러리즘 국가거든요. 그래서 미국에서 관심이 높았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감히 그러지 못했죠. 아마 미국에서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 미국에서 이런 기습 테러가 발생했으니까 혹시 미국이 대북관계에 있어서 대화를 요청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혹시 이게 후순위로 밀리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전에 출연하셨던 분도 말씀하셨거든요. 이것이 미국의 국내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대화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사실 나는 케리 장관이 순방하는 것을 아주 불편한 마음으로 봤어요. 지난 20년 대화로 풀어보겠다며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습니까. 그러나 다 실패했거든요. 1994년 제네바 협의에 주역이었던 갈루치는 자기 스스로 실패했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또 2000년대 들어서 북한과 주역이 되었던 크리스토퍼 힐, 그때 김정힐이라는 별명까지 들었는데 그 사람도 지금 청문회 불러나갈 상황이 되어버렸잖아요. 이번에 케리 장관이 자기가 이야기하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고.. 비스마르크가 그런 이야기를 했죠. 현명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경험에서부터 배우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경험으로 배운다. 이 과정을 보면서 케리 장관이 자기가 현명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데 우리 국가 운명이 달린 게 아닌가, 그런 느낌이 들어서 아주 불편한 마음으로 봤죠. 이번 테러가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냐. 사실 대화가 미국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었거든요. 공화당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케리 장관이 너무 앞서나간다고 하고. 이번에 문제가 되니까 케리 장관 스스로도 후퇴를 조금 했죠. 사실상 전략적 인내라고 하는 것에 대한 임의가 좀 더 강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소 그런 이야기가 줄어든다고 해서 이번 테러 때문에 줄어들 것이다 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 지금 바로 들어온 소식도 알려드리겠습니다. 개성공단 사업단 대표단들이 이번에 방북을 신청했는데 북한이 불허할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개성공단의 방북신청을 해놓은 상태인데 북한은 사실상 아직까지 응답하지 않으면서 이번에도 방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소식 들어와 있습니다. 제가 말씀 전해드린 것처럼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해서 또 불허하면 앞으로 계속 개성공단 운영중단 사태가 장기화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예상하세요?
-논리적으로 따지면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해서 저렇게 오만할 수 없게 되어 있어요. 지금 북한에 매년 9천만 불 가까운 현금이 들어가서 말하자면 북한 통치의 중요한 기지가 되어 있는데. 그 안에서 다른 이야기들도 살짝살짝 나오고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알 수 없어서 여기서 이야기 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것 같은데..
▶ 그렇다면 제가 이런 질문을 드려볼까요.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지금 134달러를 준다고 하는데 이것을 중국노동자 수준으로 올려 달라, 이것에 대한 컴플레인으로 개성공단을 중단한 거 아니냐.
-그런 이야기들도 조금씩 나오는데. 134달러 자체도 노동자들에게 직접 가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 중에서 40~50퍼센트는 국가에서 이런저런 명분으로 떼어 가고 나머지도 달러 그대로 주는 것이 아니고. 말하자면 비공식 환율은 8천대 1입니다. 그러나 정상 공식 환율은 100대1인데 공식 환율에 맞춰서 북한 돈을 준단 말이죠. 그러나 실질적으로 근로자들에게 가는 봉급은 10~20퍼센트밖에 안 된다는 거예요.
▶ 나머지 돈은 당으로 가서 김정은의 통치자금으로 쓰이거나?
-그런 여러 가지 의혹이 있는 거죠. 그렇다고 우리가 본 건 아니니까. 거의 분명하지만 의혹수준이지. 지금 이야기한 올려달라는 이야기는 그 전부터 계속 있었고 그것은 얼마든지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협의 가능한 건데 저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 배경이 있다는 거예요.
▶ 이번 문제를 경제적인 것을 통해서 외교적, 정치적 문제도 함께 풀자 라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경제문제하고는 다르죠. 북한사회를 발전시키려면 체제를 바뀌어야 되고 개방이 안 되면 불가능합니다. 근본적으로. 그게 정설 이예요. 그러나 체제는 요지부동이잖아요. 우리가 이번 김정은이 되고 나서 개방이 될 것이라고 엄청 많은 기대를 했지만 김정일이 살아있을 때 이름대면 다 알만한 분인데, 그 양반이 김정일한테 ‘우리도 중국처럼 개방해야 삽니다. 개방 합시다’ 그랬더니 김정일이 ‘여보 박사선생, 나 죽으라는 말이냐. 동유럽파의 그 많은 나라가 개방했지만 지도자가 살아남은 나라가 어디 있느냐’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이 북한이 개방하지 않으면 망하고 개방하면 더 빨리 망한다고 했잖아요. 그것은 북한이 더 잘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개방을 하지 않고 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경제가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없는 거예요. 경제 논리와 정치 논리는 전혀 안 맞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그런 체제를 유지하고 있느냐. 김덕홍씨 표현에 의하면 ‘오로지 김일성 일가에 의한 왕조적 군사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 북한의 지도자가 누구입니까. 김정은이 아니잖아요. 법적으로는 이미 19년 전에 죽은 김일성이 영구 국가원수입니다. 죽은 망령이 통치하는 나라는 고금동서에 북한밖에 없을 겁니다. 왜 이런 희안한 통치 체제를 유지하느냐. 그게 바로 비합리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거죠. 다른 것 따질 것 없이 식량문제도.. 1990년도에 넘어온 탈북 농업전문가 한 분이 있어서 그 분한테 왜 넘어왔냐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해보니까 집단 농을 개인 농으로 바꾸기만 해도 3배 정산이 가능할 것 같아서 중앙당에 건의했데요. 답이 없어서 두 번 세 번 하니까 중앙당에서 ‘동무, 식량 문제는 경제 문제가 아니고 정치문제요. 입을 다물어요’ 그래서 잘못하면 탄광 갈까 싶어서 월남했다고 해요. 경제 문제 중에서 가장 핵심이 식량난 해소 아니겠습니까. 그것도 정치문제라고 보는 판이니까 경제하고 정치를 엮어서 생각하는 것은 우리 생각이지 북한 입장에서 보면 다를 겁니다.
▶ 조금 전에 다른 이야기도 있다, 개성고단에 대한 북한의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 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떤 말인지 힌트를 주시죠.
-정확하지 않아서 여기서 이야기하기는 좀 그런데.. 노림수라고 하는 것은 북한 자체 내에 있는 권력투쟁의 일부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동안 그거는 김정일이 모든 부분을 완전히 다 장악했던 것은 아니고 그런 부분은 아마 김경희를 중심으로 한.. 경공업부 부장이니까. 이번에 북한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도 불안정한 김정은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도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당과 군사의 갈등, 군부 입지를 강화시키려는 군부의 노력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처음에는 김경희와 장성택을 중심으로 운영된 것처럼 보였잖아요. 그러다가 리영호가 제거 되지 않았습니까. 리영호가 예상외로 북한 군부 내에서 신뢰를 받던 사람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금 완전히 숙청은 못하고.. 그걸 계기로 군부의 응집력이 강해져서 반격하고 있는 상태다. 이 상태가 쉽게 끝나지 않고 넘어가고 대화관계로 되는 것도 아직 북한입장에서 볼 때는 긴장이 더 필요하다는 거죠.
▶ 지금 김정은 체제의 공고화 단계는 아직 멀었다고 보세요?
-아직 아니라고 자기들도 보고 있고 밖에서도.. 아까 잠깐 김덕홍씨 표현을 빌기도 했지만 그 양반은 처음부터 김정은이 죽고 나면 어떤 과정을 거치든 집단지도체제로 간다고 했거든요. 김정은 이야기가 정식으로 거론되기도 전입니다. 말하자면 김정은은 들어앉혀놓은 상태지. 김정은이 사방 돌아다니면서 군부대를 다니는 모습들이 어릴 때 골목대장 놀이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 것을 통해서 김정은의 위상을 높이려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전에는 그런 것도 나왔죠. 김정은이 담배를 물면 재떨이는 갖다 주는 모습이 TV에 나왔단 말이죠. 북한 주민들이 그것을 보고 김정은이 아주 강력한 지도자구나 그렇게 생각하겠습니까? 저런 버르장머리 라고 생각하겠지. 말하자면 현재까지의 북한의 그런 노력들이 지금까지 잘 이어져 온 게 아니라는 거죠. 여기서 이런 표현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떤 미 정보 관계자는 3개월전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사태가 나기 전인데. 지금 김정은 상황이라고 하는 건 자기 부인도 일본깡패들한테서 지키지 못했던 이조 고종 때 보다도 더 허약한 체제이다. 그렇게 표현하더라고요. 지금도 군부의 입지가 더 강화된 상태지만 전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안정된 체제로 간 건 아닌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남북 간의 긴장 문제는 상당히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시겠네요?
-북한이 우리에게 더 도발할 수 있는 공갈과 협박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의 벼랑 끝 외교로 먹고사는 북한의 전가보도예요. 벼량 끝 외교를 성공시키려면 상대를 설득시키려는 카드가 있어야 되잖아요. 쉽고 돈 안드는 카드가 공갈협박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이어 오는건데. 그런 수단을 이미 김정일이 수없이 반복해 왔잖아요. 우리 국민들도 북한의 속내를 다 들여 보는 상태란 말입니다. 그게 너무 심해져서 안보 불감증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지난번 3차 핵실험 했을 때도 인터넷 검색 1순위가 화장품 이였다죠. 외국인들 입장에서 보면 신기할 정도인데. 그러니까 북한입장에서 볼 땐 답답한 거죠. 겁을 내야 하는데 겁을 안내니까. 지금 여러 가지를 해왔지만 거의 한계에 온 거 아니냐. 우리가 보기에도 미사일밖에 남은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미사일 쏘고 나면 오래 가지 않고 끝나지 않을까 그런 느낌을 갖습니다.
▶ 북한의 현재 정세를 고려했을 때 장기화되더라도 걱정하는 수준의 도발은 없을 것이다?
-없을 것이다 라기 보단 도발을 걱정해서 될 일도 아니고. 사실 테러는 굉장히 중요한 위협 이예요. 북한은 테러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이 20만이 되지 않습니까. 우리가 제일 우려하는 부분도 그 부분 이예요. 특히 인명테러도 테러지만 우리나라는 시설테러. 간단한 테러만으로도 국가 전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시설들이 산재해있어요, 특히 수도권 주변에. 천안함이나 연평도 같은 경우는 군에서만 대비하면 되지만 이것은 군대만으로 되는 게 아니에요. 저도 그것 때문에 1년 반을 고민했는데 결론은 군대로만 안 되고 국정원부터 시작해서 경찰, 행정부서, 이런 국가의 모든 관련 기능들을 다 통합해서 활용할 수 있는 총체적 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되고. 그에 못지 않는 조기경보체제라든가 국민교육이라든가 하는 사회적 체제도 갖춰져야 돼요. 우리가 그런 것이 약해요. 테러는 현재 포괄안보시대, 현대 신종위협의 대표적인 위협이예요. 신종위협이라고 하면 9.11 이후에 더 강화되었는데. 테러, 대규모 자연재해 전환, 대규모 인권 유린, 이런 것들이 국가안보에 중요한 위협으로 이야기하는 건데 그 대표적인 게 테러거든요. 미국은 그것을 대비해서 국토안보부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국토안보부와 펜타곤이 양대축이 돼서 국가안보체제를 총체적으로 만드는 거예요. 우리가 비상기획위원회를 조금만 바꿨으면 국토안보 못지않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끔 만들 수 있는데 지난 주 목요일 없애버렸잖아요. 바로 그 부분이 없는 것, 지금 이야기 한 그 부분이 지금 없는 게 우리 안보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유기적으로 어떤 도발이나 테러에 대해서 잘 대응하고 대비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게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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