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긴장상황은 고조되고 있고 점점 외신들까지 모두 일촉즉발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북한내부는 평온해도 너무 평온합니다. 군인들은 총 대신에 삽을 들었고 주민들은 평양광장에서 춤을 추면서 태양절 준비에 한창인데요. 눈에 보이는 평온함을 그대로 믿어도 되는 것인지 우리 국민들은 더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북전문 매체로 평양에 통신원들을 두고 20년간 북한 취재를 해온 이시마루지로 아시아프레스 북한취재팀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아래는 방송 인터뷰 전문입니다.
▶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시마루지로입니다.
▶ 북한 내부에 통신원을 두고 계시는 거죠?
-네.
▶ 요즘에도 소식을 듣고 계십니까?
-네. 2월 12일 핵실험 후에도 일주일에 2,3번씩 전화연결이 되고 있습니다.
▶ 요즘에 평양이 굉장히 평온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최근에 평양소식은 없고요. 주로 북부지방지역하고 계속 전화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 핸드폰을 북한에 투입해서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데. 4월 달 들어서 거의 전쟁분위기는 끝나가고 있다는 게 저희 느낌입니다.
▶ 뭐가 끝나가고 있다고요?
-전쟁분위기가 당국에서 오히려 더 이상 고조하지 않도록 누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 전쟁분위기가 고조되지 않게 누르고 있다?
-네, 누르고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 4월 들어서 각 도시마다 각 정부 행정기관에서 하는 강연회를 통해서 절대 전쟁이 일어나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한반도 위기감이 높은 상황인데 오히려 북한은 평온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2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는데요. 하나는 2월 달에 핵실험 후에 국내분위기가 계속 살벌했고 긴장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북한 땅이 너무 무리하게 분위기를 만들어왔습니다. 단속도 많이 심해졌고 장사활동에도 많은 제한이 생겼고, 전쟁 분위기 때문에 사람들 속에서 여러 가지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공포분위기를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있을 것이고. 백성부터 간부까지 너무 긴장 속에 있다 보니까 피로가 쌓였고 불만도 생기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지금 북한은 바로 농사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인데 이것을 놓치면 가을 수확에 많은 영향을 미치니까 온 나라가 농사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4월에 되면 긴장 분위기는 끝내야 된다는 게 원래 스케줄에 있지 않았나. 제 견해는 그렇습니다.
▶ 체제 유지를 위해서라도 주민들을 동요시키지 않기 위해서 전쟁 분위기를 누르고 있다는 얘기신데. 북한 주민들의 여론이 궁금해요. 북한 주민들은 지금의 노동당과 정부가 하고 있는 위기상황 고조에 대해서 어떤 분위기 인가요?
-2월, 3월 중순까지 긴장고조정책은 이전과는 달리 강도가 너무 높았습니다. 그래서 일반사람들의 전쟁공포가 높았던 것 같은데요. 그러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런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고 전쟁을 하면 다 죽을 것이고 북한 주민들 스스로 전쟁이 일어나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쟁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게 저희 통신원 주변의 분위기입니다.
▶ 북한에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지 1년이 되었는데요. 북한 주민들이 기대를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떤 이야기가 나오나요?
-아무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에는 경제가 많이 하락했고 주민통제도 풀지 않고 개방개혁 쪽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김정일 정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기가 안 좋았어요. 그러나 김정은은 젊은 사람이고 외국물도 먹었기 때문에 기대감이 적지않게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 년 지다고 보니까 경제가 조금씩 나빠졌고 개방개혁 쪽으로 가는 징후도 잘 안보이니까.. 제가 느끼기에는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 김정은에 대한 평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봅니다. 그래서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보면 유일지도체계 하에서 지도자의 권위가 떨어졌다는 것을 불안한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을 것 같습니다.
▶ 북한 매체에 의하면 군대에 재입대 시켜달라고 북한청년들의 탄원이 100만 명이 넘어섰다고 하는데 한쪽에서는 북한군 탈영병이 7~8배 들어났다는 소식이 들리거든요. 후자 쪽이 더 정확한 겁니까?
-100만 명이 다시 재입대 지원을 했다는 것은 북한의 선전일 겁니다. 실제로 고난의 행군 시절에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었고 특히 어린 세대들이 많이 죽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 군대에 들어가는 숫자가 많이 줄었어요. 그것 때문에 병사인원이 부족하고. 그러나 충성심 경쟁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군대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물론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전체 분위기를 봐선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 계속 쏠 것이다 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데 그러한 움직임도 포착되는 게 있습니까?
-북한 주민들은 미사일에 큰 관심이 없습니다. 핵무기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더라고요. 그러나 분위기 자체가 많이 풀리고 평상시 때로 가는 도중이라고 봅니다. 전쟁분위기는 날이 가면 갈수록 사라지고 있습니다. 징후에 대한 특별한 정보도 아직까진 없습니다.
▶ 북한이 앞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국지전으로 도발할 가능성은 낮게 보시는 건가요?
-국내분위기하고 외부에 대한 자국정책은 별도로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내부에서는 전쟁공포분위기를 결속시켜야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농사에 많은 지장이 생기고 불만도 많이 고조되니까. 그러나 외부에 대한 자극은 지금 시기가 피크에 왔다고 봅니다. 휴전상태백지화선언, 그 전에 있었던 핵실험, 개성공단 문제도 있지 않았습니까. 미사일은 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보는데. 어디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데먼스트레이션이니까 이것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자체가 목적입니다. 어디를 공격하자는 게 아니거든요. 필요 이상의 긴장, 공포를 외부 속에서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될 겁니다.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시마루지로 아시아프레스 북한취재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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