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아빠.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아빠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줘서"
천안함 피격으로 서해의 별이 된 고(故) 김태석 원사의 막내딸 김해봄 씨가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는 영상이 정부 기관 SNS 최초로 조회 수 1000만 회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7일) 오후 3시 30분 기준 국가보훈부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김해봄 씨의 릴스 영상은 조회 수 998만 회를 넘겼습니다.
정부기관에서 만든 영상 중 역대 최고 조회수이며, 머지않아 최초로 1000만 조회 수를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씨는 지난 2010년 3월 김 원사가 세상을 떠났을 당시 5살에 불과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김 씨는 올해 대학교 새내기가 됐고, 지난달 22일 열린 '제 9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하늘에 있는 아버지를 향한 편지를 읽었습니다.
사진 = MBN
김 씨는 "아빠, 벌써 봄이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어.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같이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라며 "고마워 아빠.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아빠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줘서.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날 꼭 지켜봐줘"라고 했습니다.
이어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해낼 거니까 너무 걱정은 하지마"라며 "항상 꼭 지켜보고 꼭 응원해줘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거 꼭 알았으면 좋겠어. 사랑해요 아빠"라고 힘겹게 말을 이어가면서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전했습니다.
당시 기념식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도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습니다.
이번 영상이 인스타그램에서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한 건 해당 SNS 주 이용 계층이 김 씨와 또래인 2030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좋아요'를 누른 약 26만 명의 인스타그램 이용자들 가운데 보훈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 외에 2030세대도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세월호는 그렇게 기억하고 추모하면서 정작 나라 지키다 순직하신 분들은 잊혀져 가는 게 너무 슬프다. 잊지 않고 꼭 기억하겠다", "끝까지 서해를 수호하신 55인 용사를 항상 기억하겠다", "같이 눈물 흘렸다. 나라를 지켜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다", "저 청년의 아버지가 저 아이가 자라는 걸 보지 못한 회한을 잊지 말자. 고귀한 희생 절대 잊지 말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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