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상공인①] 기름 값 인하 경쟁, 남몰래 우는 자영주유소
입력 2010-05-05 12:03  | 수정 2010-05-05 12:03
【 앵커멘트 】
대형마트 주유소가 생겨나면서 기름 값 파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싼 기름 값을 반기고 있지만, 인근의 다른 주유소들은 매출이 줄어 울상이라고 합니다.
박은정 리포터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한 대형마트 주유소.


주유소 안에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습니다.

▶ 스탠딩 : 박은정 / 리포터
- "직접 주유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날 대형마트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 당 1,680원으로 주변 주유소들보다 30~40원 정도 가격이 쌌습니다.

▶ 인터뷰 : 마트 주유소 관계자
- "(평일에는) 1,000대에서 2,000대, 주말 같은 경우에는 9,000대 (가 찾아옵니다)"

반면 마트 주유소 반경 2km에 있는 일반 주유소는 한산합니다.

이 주유소는 인근에 대형소매점 주유소 2개가 들어선 이후 주유소 매출이 50% 이상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임명수 / 주유소 사장
- "(매출이) 상당히 많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손익도 상당히 많이 악화되었고요"

주유소의 기름 판매 가격은 자율적이지만, 정부는 기름 값의 안정을 위해 주유소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소매점이 주유소 사업에 진출하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낮아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단 소비자들은 마트 주유소의 싼 기름 값을 반기고 있습니다.

마트 주유소로 손님들이 몰리자 일반 주유소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름 값의 저가 판매를 따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임명수 / 주유소 사장
- "가격을 높이 받을 수도 없는 거고, 그렇다고 제한 없이 또 싸게 팔 수도 없는 거고, 많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2010년 5월 현재 운영 중인 마트 주유소는 전국에 7개.

적은 숫자지만 인근의 일반 주유소들은 판매량 감소를 피할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정상필 / 한국주유소협회 팀장
- "저희가 판매량이나 매출액 조사를 해보면요, 마트 주유소 주변 주유소들의 판매량이 30~50% 감소했습니다"

일반 주유소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세차나 자동차 정비 같은 주유소 안에서의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셀프 주유소로 설치해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을 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자영 주유소로서는 큰 비용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정상필 / 한국주유소협회 팀장
- "일반 주유기가 5백만 원 정도 한다고 하면 셀프 주유기는 1,800만 원을 합니다. 그렇게 비싼 주유기를 들여놓으려면 자영 주유소로서는 상당한 부담이거든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일반 주유소업자들의 손님을 끌기 위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 박은정입니다.

구성 김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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