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 증원 발표 임박…의료계 '단체행동' 선언 잇따라
입력 2024-01-27 16:32  | 수정 2024-01-27 16:40
사진=연합뉴스
2월 1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와 함께 발표할 가능성 커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1일 최대 2,000명 안팎의 2025학년도 입시 의과대학 증원 규모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단체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의료단체들의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정부는 집단행동에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오늘(27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단체행동을 지지한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인턴, 레지던트 등 대학병원 등에서 수련을 받는 젊은 의사들이 참여하는 대전협은 지난 22일 55개 수련병원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한 의대 증원 반대 단체행동 참여 여부 설문조사 결과를 취합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전공의 4,200여 명이 참여한 설문조사 결과 86%가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대전협이 1만 5,000여 명에 달하는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식 설문조사는 아니지만, 참여기관의 절반가량인 27곳이 500병상이 넘는 대형 병원인 데다 서울 '빅5' 병원도 2곳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전협은 추후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재설문을 실시할 계획이며, 단체행동과 관련해 대한의대·의전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논의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과의사회는 "대전협의 설문 결과를 지지한다"며 "의대 증원은 의료 인력의 과잉 공급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과잉진료와 의료윤리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료 인력 관리가 어려워지고, 결국 의료의 질이 저하될 것이 자명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진료비가 저렴하고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져 있다. 실손보험제도가 건강보험 비급여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기형적 상태"라며 "의료이용 장벽이 낮고 각종 보험으로 의료비 지출에 대한 보상이 많이 이뤄지게 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의료서비스 이용이 증가했고 마치 의사가 부족한 것처럼 착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들은 "필수의료 전공 의사들이 비자발적으로 전공을 포기하고 비급여 진료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단순한 의대 증원은 필수의료 문제의 해결법이 아니다"라며 "필수의료 문제는 인력의 수보다는 인력 분포와 보상에 관한 문제다.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법률적 보호책 마련과 제도적 지원책 확보가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의대 정원 확대는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보건의료노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9명이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의사단체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 등을 논의하는 의료현안협의체가 27차례에 걸친 만남을 갖고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정부는 다음 달 1일 의대 증원 규모 발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복지부가 의사들을 필수·지역 의료로 유도하기 위한 정책 패키지를 공개하면서 의대 증원 규모를 함께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한편 복지부는 전공의 86%가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설문 결과가 발표된 직후 "단체행동을 할 경우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때는 징계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복지부가 지난 23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전국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전공의협의회 구성 여부를 묻고 대표 연락처 등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자 의료계 내부에서는 '전공의 사찰' 의혹을 제기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은 어제(26일) 입장문을 통해 "젊은 의사들을 공권력으로 억누르는 것은 오히려 더 큰 반발과 투쟁만 불러올 뿐"이라며 "민간 사찰하듯 젊은 의사들을 함부로 겁박한다면 선배 의사들이 기꺼이 지사가 돼 후배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박지윤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akjy785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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